[영남 파워기업]‘메이드 인 부산’ 스니커즈로 세계 신발시장 겨냥하는 강소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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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우코리아’

부산의 신발업체인 마우코리아는 부산의 신발제조업체에 주문해 자체 개발한 스니커즈 브랜드 ‘마우’를 생산하고 있다. 마우 제공
부산의 신발업체인 마우코리아는 부산의 신발제조업체에 주문해 자체 개발한 스니커즈 브랜드 ‘마우’를 생산하고 있다. 마우 제공
‘신지 마라! 좋은 거 내만 신는다.’

소비자들 사이에 신고 싶은 스니커즈로 입소문이 난 부산의 신발 벤처기업 ‘마우코리아’의 마케팅 카피다. 이 신발은 겉이나 안, 끈의 무늬만 보면 ‘마우’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지그재그 무늬에 포인트를 뒀다. 무늬는 보기에 따라 얼룩말, 물결 등 여러 가지로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마우코리아는 2016년 3월 2일 신발디자인 전문가 문민경 대표(44)가 창업했다. 창업공간인 사상구 감전동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에서 1인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지만 이제는 3명의 직원이 세계 신발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브랜드는 ‘마우(馬又·MAU)’. 말 마(馬)에 또 우(又)의 합성어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말처럼 계속 달린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현대적(Morden), 예술적(Art), 편안함(Useful)이 함축됐다. 세계 최고의 ‘메이드 인 부산’ 스니커즈를 만들고자 하는 문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마우가 생산한 스니커즈. 소비자들 사이에 신고 싶은
신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마우가 생산한 스니커즈. 소비자들 사이에 신고 싶은 신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문 대표는 대학에서 제품디자인을, 대학원에서는 신발디자인을 전공했다. 영국 런던에서 1년간 연수하며 국제적인 흐름도 익혔다. 신발 회사로 유명한 ㈜화승 르까프의 연구개발실에서 12년간 실력을 쌓았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장애인이었던 부친에게 좌우 발이 다른 맞춤형 신발을 만들어 준 딸의 경험이 신발 진화의 원동력이다.

마우 신발에는 이 같은 ‘힘’이 느껴진다. 신발은 기획, 디자인, 견본 제작, 작업 지시서, 본제품 제작 과정을 거쳐 완제품이 나온다. 마우는 부산의 2개 회사에 주문해 생산하는 방식(OEM)으로 운영하고 있다.

마우 제품의 기본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편안하고 신고 싶은 신발이다. 바깥 소재는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고트 가죽과 기모가 섞인 스프리트 가죽을 주로 쓴다. 탄탄한 원단을 쓰기도 한다. 바닥은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내구성을 높여주는 천연고무 소재다. 안쪽 깔창은 오솔라이트 소재를 써 쿠션과 통기성, 항균, 탈취 기능까지 갖췄다.

진미영 디자이너(26)는 “고객들이 한번 신어본 뒤 발이 편하다고 많이 찾는다”며 “소비자와의 피드백을 통해 장단점을 보완한 뒤 다음 상품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10여 가지의 마우 제품은 ‘블랙’과 ‘화이트’ 라인으로 나뉜다. 발볼 넓이를 선택할 수 있는 블랙 라인은 수제화로 주문하면 주말을 제외하고 7일 이내에 배송된다. 화이트 라인은 당일 배송이 원칙이다. 온라인으론 마우와 무신사, 29cm 홈페이지에서, 오프라인으론 수영구 남천동 마우 본사와 부산진구 서면 KT&G 상상마당 2층 파도블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음 달에는 화이트 라인에 ‘몬터’라는 새 제품이 나온다. 트레킹화에서 영감을 받은 몬터는 마우의 노하우가 집약된 야심작이다. 갑피는 일본 수입 원단으로 탄탄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또 신발 뒤쪽을 포함한 아웃솔은 자체 개발한 ‘시큐어 솔’로 경도를 30% 높여 마모가 덜하며 0.7cm의 굽까지 숨어 있어 키 높이 효과도 있다. 쿠션이 좋은 이중 구조의 오솔라이트 인솔도 키 높이를 더해 일석삼조다.

이 같은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마우는 올해 ‘부산 브랜드 신발육성사업’에 뽑힌 유망 브랜드 9개사 가운데 포함됐다.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부산디자인진흥원의 디자인상, 부산경제진흥원의 특별상 등을 받으며 980여 개에 달하는 부산의 신발 관련 업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초기에 미미했던 매출도 2019년 9500만 원, 지난해 1억2500만 원으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1인 다역으로 하루가 짧은 문 대표는 “어려운 점이 많지만 창업기업이 선택과 집중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케팅 지원에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부산 신발 브랜드가 없어 아쉽다”는 문 대표의 비전은 자존심을 걸고 스니커즈 브랜드로 세계 신발시장에 ‘정점’을 찍는 것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스타트업#마우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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