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신고하고 클럽처럼 운영
경찰, 방역 위반 혐의 업주 체포… 직원-손님들 과태료 처분 받을 듯
부산 유흥업소발 누적 확진 372명… 수도권 학교-학원서도 집단감염
10일 오후 9시 반경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한 건물 지하의 A업소.
“수백 명이 모여 춤을 추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과 구청 관계자 등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이 업소는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초기 양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100평 남짓한 지하에서 200명이 넘는 인원이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있었다.
해당 업소는 구청에 일반음식점과 살사댄스 교습소(기타 실내스포츠시설)로 등록돼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무슨 근거로 단속하느냐” “(춤) 배우러 왔는데 무슨 죄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완전히 구분돼 있지 않은 한 공간에서 술을 팔면서 손님들이 춤을 춰 미신고 유흥주점 영업이라고 봐야 한다”며 “면적당 제한 인원을 넘은 정황도 있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 위반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 확진자 다시 느는데 유흥시설 북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7∼11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78명에 이른다. 닷새 동안 계속해서 400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시민 수백 명이 적발된 A업소처럼 방역에 역행하는 사례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해당 업소는 영업 공간 가운데 일부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지하 1, 2층 전체를 클럽처럼 불법 운영한 곳이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업주 A 씨를 식품위생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하고, 직원과 손님 등 200여 명에게는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업소를 방문해 QR코드 인증을 한 208명 가운데 현재 199명의 신원을 확인한 상태다. 강남구는 적발된 입장객들에게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유흥시설 집단감염은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부산에서는 10, 11일 한 유흥업소발(發) 확진자가 23명이나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부산의 유흥시설 관련 확진자만 이용자 83명과 종사자 68명을 포함해 372명”이라며 “12일부터 3주 동안 유흥시설 영업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7∼11일 코로나19의 전체 신규 확진자는 5일 연속 600명을 넘었다. 일반적으로 일요일에는 코로나19 검사가 줄어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일요일에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건 1월 10일(657명) 이후 13주 만이다.
○ 학교와 학원에서도 집단감염
서울과 경기에선 교육기관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양천구에 있는 B학원에선 7일 수강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원장 1명과 수강생 5명, 가족과 지인 4명 등 1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특히 10일 확진된 수강생 5명은 양천구에 있는 같은 초등학교 학생들로 드러났다. 양천구 관계자는 “해당 학원 수강생과 종사자 등 232명을 대상으로 검체 조사를 실시하고, 해당 초교에서도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에서는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의 C초교에서 지금까지 교사와 학생 등 1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확진된 교사는 2일 밤 지인과 함께 분당구의 한 노래방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까지 해당 노래방에 관련자 24명이 확진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해당 초교 수업은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뒤 학생 및 교직원 1283명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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