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662차례에 걸쳐 돈을 뜯어낸 60대 사기범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사기범은 자신이 ‘쌤’이라는 가상인물까지 만들어 1인 2역을 하며 돈을 요구했다.
광주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노재호)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62·여)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인 주부 B 씨(60·여)에게 9억 2909만 원을 지급하라는 배상명령도 내렸다. A 씨는 선고 후 태연하게 법정을 빠져나갔지만 B 씨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훔쳤다.
A 씨는 2018년 8월 22일 B 씨에게 “건설회사에서 돈이 입금될 예정인데 곧 갚겠다”고 속여 1000만 원을 빌렸다. 이런 방법으로 A 씨는 B 씨에게 2020년 6월 18일까지 662차례에 걸쳐 9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챘다.
A 씨는 집요했다. B 씨에게 “돈을 조금만 더 넣으면 건설회사에서 확실하게 돈이 나온다” “지금 돈을 보내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효가 된다”고 수시로 압박했다. 또 일명 쌤이라는 가상의 남성인 척 하며 B 씨에게 “정해진 시간 내에 돈을 넣어라. 돈을 넣으면 기존에 빌려준 돈을 찾을 수 있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B 씨에게 1분에 5~6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심지어 B 씨가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금전 요구는 계속됐다. A 씨는 B 씨에게 일부 변제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가 편취한 돈 대부분을 소비하거나 기존 채무를 갚는데 썼고 집요한 금전독촉으로 B 씨는 일상생활이 파괴된 채 2년을 살았다”며 “B 씨는 평생 모은 재산을 빼앗겼고 가정불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A 씨가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고 B 씨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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