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뜻모아 ‘울산의료원 설립’ 본격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3일 03시 00분


전문가 48명 구성 ‘추진위’ 출범
시-도 중 유일하게 공공병원 없어
최대 500병상 규모 종합병원 설립
당위성 홍보-예타면제 요구 활동

‘울산의료원 설립 범시민추진위원회’ 발대식이 12일 오전 울산에서 열렸다. 공공병원이 한 곳도 없는 울산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하는 것이 목적이다. 송철호 울산시장 등 울산지역 각계각층 인사 48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의료원 설립 범시민추진위원회’ 발대식이 12일 오전 울산에서 열렸다. 공공병원이 한 곳도 없는 울산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하는 것이 목적이다. 송철호 울산시장 등 울산지역 각계각층 인사 48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울산시 제공
울산의료원 설립 운동이 본격 추진된다.

‘울산의료원 설립 범시민추진위원회’(추진위)는 12일 오전 울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열고 본격 출범했다. 추진위의 슬로건은 ‘울산의료원 설립, 시민과 함께’다.

추진위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5개 지역 구청장 및 군수,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노동계, 상공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 각계 대표 48명으로 구성됐다. 추진위의 주요 역할은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시민 서명운동과 울산의료원 설립 당위성 홍보,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요구 등이다.

울산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공공병원이 없는 공공의료 인프라 취약지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공병원이 없는 울산은 궁여지책으로 시립노인병원을 활용했다. 이 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104개 음압실을 확보했다.

그러나 확산되는 감염병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립노인병원에 의대 본과를 갓 졸업한 공중보건의 5명이 배치돼 교수에게 전화로 자문해 처방전을 내주는 역할만 했다. 병원이라기보다는 ‘격리소’ 같다는 평가가 많았다.

시는 결국 울산대병원과 협의해 울산대병원장을 시 감염병 대책단장으로 위촉한 뒤 울산대병원 3개 병동을 비우고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한 이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제2, 제3의 집단 감염증 사태에 대비해 민간병원인 울산대병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시는 울산의료원 설립을 본격 추진했다. 시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의료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원 9곳을 신축하고 11곳을 증축하겠다고 밝히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축 대상으로 확정된 곳은 부산서부권과 대전동부권, 진주권이며 추가 신축 대상지는 물색 중이다. 시가 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울산의료원은 300∼500병상 규모, 20여 개 진료과목, 500∼700명의 인력이 근무하는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으로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2000억 원 안팎.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다. 시는 9월에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시는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시의 보건의료 환경조사, 의료원 입지 분석, 건축계획과 기본적인 운영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울산의료원의 건립 위치는 용역 자료를 바탕으로 시정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울산의료원 설립이 확정되면 2024년 완공할 예정으로 울산 울주군 범서읍에 건립 중인 산재전문 공공병원과의 관계 설정도 명확히 할 예정이다. 울산의료원은 고령화와 보건소 기능을 강화하는 진료를,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재활 위주의 치료를 하는 등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송 시장은 추진위 발대식에서 “경남 진주의료원이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들으며 폐원했지만 결국 서부경남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재개원하기로 했다”며 “울산의료원이 설립되면 시민의 생명을 최일선에서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의료원#설립#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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