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영산강·낙동강 11개 보, 3년반 개방했더니…여름철 녹조 95% 이상 감소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13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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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20년 하반기 11개 보 모니터링 결과 공개
저층빈산소 발생 줄어…유기물은 상류 유입량 좌우
금강 보 퇴적물 증가·유기물 감소…생태계 건강도↑

금강, 영산강, 낙동강 11개 보(洑)를 3년 반 동안 개방한 결과 여름철 녹조가 평균 95% 이상 감소했다.

개방 폭이 큰 금강, 영산강 보에서는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모래톱, 자갈밭 등이 조성되면서 사라졌던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에서 개방한 11개 보를 모니터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4대강 16개 보 가운데 금강 3개, 영산강 2개, 낙동강 6개 보가 개방 중이다.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수질, 수생태계, 퇴적물 등 14개 분야를 모니터링 중이다. 모니터링에는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등 전문기관도 참여한다.


개방 후 금강·영산강 녹조 95% 이상 줄어…용존산소 늘어나
예년(2013~2017년)과 기상 조건이 비슷했던 2019년 금강, 영산강 녹조(유해남조류)는 95% 이상 감소했다.

이는 보를 개방하면서 물흐름이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물 체류 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은 최대 813% 빨라졌다.

강우량이 많았던 지난해에는 녹조가 전반적으로 적게 발생했다. 예년보다 금강은 82%, 영산강은 96%, 낙동강은 74%나 줄었다.

반면 짧은 장마 후 폭염이 이어진 2018년에는 개방 폭이 큰 공주보·승촌보를 제외한 대부분 보에서 녹조가 예년보다 증가했다. 영산강에서 예년보다 181%나 증가했으며, 금강과 낙동강은 각각 121%, 81% 늘어났다.

보 개방 후 저서성 수생생물과 수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저층빈산소 상태는 발생하지 않거나 그 빈도가 줄었다. 저층빈산소는 하천 저층 용존산소가 2㎎/ℓ 이하의 상태를 말한다.

금강 백제보, 영산강 승촌보는 완전 개방 시기에 저층빈산소가 관측되지 않았다.

낙동강 하류 달성·합천창녕보는 부분 개방 이후 저층빈산소 발생 빈도가 줄어들었다. 달성보의 경우 지난 2015년에는 9건이 발생했지만, 2017~2018년에 각각 3건, 5건 발생 후 2019년부터는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매년 5건이 발생했던 합천창녕보는 2017년 이후 단 한 건만 발생했다.
단,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총인(T-P)과 같은 유기물·영양염류 수질 지표는 보 개방 영향보다는 강수량, 상류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에 따라 변화한 것으로 관측됐다.

금강 본류에 위치한 세종·공주·백제보는 개방 전후 유기물·영양염류 농도가 같은 기간 금강 상류 미호천 등지에서 유입된 농도와 비례했다. 개방 이후인 지난 2018~2020년 미호천에서 BOD 농도가 15%가량 증가했을 때 공주보와 백제보는 각각 21%,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호천의 T-P 농도가 30% 증가했을 때 공주·백제보 T-P 농도는 모두 29%가량 늘어났다.

대부분 지하수 수위 변동 폭은 보 개방 수준보다 작게 나타났다. 그러나 보 개방으로 수위가 각각 5.6m, 2.8m 정도 낮아진 낙동강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에서는 지하수위가 각각 최대 19.81m, 15.40m 낮아졌다.


금강 모래톱 늘고 유기물질 감소…개방 폭 작은 영산강·낙동강은 효과 미미
개방 폭이 큰 금강, 영산강 보에서는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증가하면서 유기물질 함량이 줄어들고, 수생태계 건강성이 증가했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높아지고, 유기물질이 줄어들면 자정 작용이 활발해져 수질과 수생태계가 개선된다고 알려져 있다.

보 개방 후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은 영산강 죽산보에서 개방 전 51.8%에서 88.2%로 1.7배나 증가했다.

퇴적물 내 유기물질 함량은 금강 공주보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개방 전 1.43%에서 0.67%로 절반가량 줄었다. 세종보의 유기물질 함량도 개방 전 1.22%에서 0.68%로 줄었다.

개방 폭이 작은 낙동강 보는 모래 비율과 유기물 함량 증감 경향이 미미했다. 강정고령보의 경우 오히려 유기물 함량이 2.39%포인트 증가하기도 했다.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빨라지고 모래톱, 자갈밭 등이 만들어지면서 수생태계 건강성이 증가했다.

세종보의 어류건강성지수는 개방 전 35.6에서 56.6으로 59% 증가했다. 저서동물건강성지수는 34.6에서 63.2로 83%나 올랐다. 건강성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자연성이 높고 건강함을 의미한다.

공주보의 경우 어류건강성지수는 35.4에서 42.0으로 19% 증가했지만, 저서동물건강성지수는 52.6에서 42.9로 줄었다. 공주보는 백제문화행사 등으로 수위가 자주 변하면서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동물들을 교란한 것으로 분석됐다.
90년대 이후 하천 개발, 보 설치로 자취를 감춘 멸종위기 Ⅰ급 흰수마자는 지난해 공주보 상·하류에서도 관측됐다. 앞서 2019년 세종보 하류에서 재발견된 후 서식 범위가 늘어난 것이다.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곳에서만 사는 흰수마자는 80년대까지 금강 본류와 지류에서 넓게 서식했다.

영산강, 낙동강 보 대부분은 수위 변화가 잦고, 하굿둑, 적은 개방 폭 등으로 수생태계 변화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3개 보를 최대 개방했을 때를 기준으로 모래톱, 하천 공간은 각각 축구장 면적의 627배, 2011배 증가했다.

강과 하천 주변에 서식하는 물새류는 장기간 개방한 금강·영산강 구간에서 지속해서 증가했다. 멸종위기 Ⅰ급 황새, Ⅱ급 흑두루미는 각각 죽산보, 창녕함안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래톱, 하중도, 습지, 식생대 공간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육상생물 서식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하반기 기준 4대강 보 개방 관측·분석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보 개방·관측(모니터링)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오는 14일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water.nier.go.kr)에 공개된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보를 개방해 3년 이상 관측한 결과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해에는 한강·낙동강 보를 대상으로 지난 2월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을 토대로 보 운영 여건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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