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자신도 언젠가 사직서를 써야하겠지만 “그 때 좀 더 덜 부끄럽도록 하겠다”며 ‘법과 원칙’을 믿고 갈 수 있는데까지 가 보겠다고 다짐했다.
검찰 내부 비판자로 현직 검찰총장 등에 대한 고발을 서슴지 않았던 임 부장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때 자신이 ‘직무 유기와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던 장영수 대구 고검장의 사직 소식에 마음이 착잡하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장영수 고검장은 2015년 서울 남부지검 검사의 성폭력 사건 당시 대검 감찰1과장으로 문제 검사를 그냥 사직케 해 (제가) 고발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며 “(장 고검장이) 괜찮은 선배로 들었고 그 자리에 다른 검사가 있었더라도 다른 선택을 했을 리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영수 선배(를 고발했을 때) 무슨 사감이 있었겠습니까”라며 “앞으로 웃으며 만나기 어려운 이름들이라 고발장을 작성, 제출할 때 아리고 슬펐다”고 장 고검장과 꼬인 인연을 설명했다.
이어 임 부장검사는 자신에게 고발당했던 장영수 고검장이 ‘어떤 상황, 세력, 처리 결과에 따른 유불리로부터 벗어나 소신대로 밝히려는 원칙과 기본이 중요하다.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유일한 버팀목…’이라며 사직인사 한 것을 봤다고 했다.
그 글을 읽으면서 “직무상 의무를 저버리면, 검사도 처벌된다는 선례 하나 받아내 보려고 수년간 몸부림치고 있는 내부자로서 만감이 교차했다”며 기분이 참 묘했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임 부장검사는 “먼 훗날, 저도 사직인사를 써야 할 날이 결국 올 것이고 역사의 냉정한 평가 앞에 서야 할 때 좀 덜 부끄러울 수 있도록 분투해야 겠다”라며 지금까지와 같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작은 인연에 흔들리지 않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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