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하면서 최인접국인 우리나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동시에 오염수는 방류 기준 4~5년이면 우리나라에 스며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한 국민 분노도 감지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오염수 방출을 강행할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등을 문답형식으로 살펴봤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는 이유는. ▶도쿄전력은 원자로 내의 융용된 핵연료 냉각 시 발생하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불리는 정화장치를 이용해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한 뒤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알프스를 거쳤다는 의미에서 일본 정부는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알프스’로도 트리튬 등은 모두 거를 수 없다는데. ▶트리튬의 경우 알프스로도 걸러지지 않는다. 트리튬의 반감기(방사선 물질의 양이 처음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드는 시간)는 12.3년이다. 이에 일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식수 기준의 7분의1, 자국 기준 40분의1(리터당 1500㏃)를 만들기 위해 ‘알프스 처리수’를 물로 희석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알프스로 한 번 정화했음에도 ‘처리수’의 70%에는 갑상선암이나 혈액암을 유발하는 스트론튬, 세슘, 요오드 등 물질도 기준치 이상 남아있다.
-오염수에 잔류해 있는 트리튬은 어떤 물질인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우려되는 까닭은. ▶물로 농도를 아무리 낮춘다고 하더라도 트리튬이 축적된 수산물을 장기간 섭취 할 경우, ‘내부 피폭’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리튬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물의 형태로 들어온다. 트리튬수(HTO)는 물과 구별이 안 된다. 이 때문에 물에서 트리튬을 분리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트리튬이 인체 내에서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 베타선을 방사하게 되면 유전자 변형 및 세포 사멸, 또한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일본 정부가 얘기하는 배출 기준치는 뭔가. ▶일본 정부가 얘기하는 배출 기준치는 사실상 트리튬에만 한정돼 있다. 후쿠시마 원전 내 오염수 트리튬 농도는 평균 58만㏃인데 일본 정부는 이를 1500㏃까지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식수 내 트리튬 농도를 제한하고 있다. WHO는 리터당 1만㏃을 기준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4만㏃이다. 아울러 주한 일본대사관은 “일본의 방출 규제기준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권고에 근거한다”며 “추가 피폭선량은 1mSv/년 미만으로 낮추도록 설정돼 있다”고만 했다.
-오염수 방출 절차는 어떻게 되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해양 방류에 필요한 설비 심사 및 공사에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승인 절차도 남아 있어 실제 방류는 오는 2023년 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국내외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출을 강행하는 이유는. ▶1000여개 저장 탱크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가 지난달 중순 약 125만t까지 늘었다. 저장 가능한 공간은 약 137만t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전 부지와 주변 지역에 오염수를 추가로 저장할 수 있는 공간 등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이 제기된다. 즉 최선의 기술을 접목해 장기간에 걸쳐 오염수를 저장하는 게 아닌, 바다 방류라는 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지적이. 또한 도쿄올림픽과 올가을로 예상되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의 시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염수 방출시 우리나라 근해에 도착하는 시기는. ▶독일 킬 대학 헬름흘츠 해양연구소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200일 만에 제주도에, 280일 이후엔 동해 앞바다에 도달한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외교부에 따르면 오염수가 지구를 한바퀴 도는 데에 4~5년 정도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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