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없는 ‘관악구 모자살인’ 남편 무기확정…“간접증거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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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15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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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모자살인사건 피해자 아내 A씨(41)와 아들 B군(6) © 뉴스1
관악구 모자살인사건 피해자 아내 A씨(41)와 아들 B군(6) © 뉴스1
서울 관악구에 있는 빌라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도예가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43)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씨는 2019년 8월21일 밤 10시에서 이튿날인 22일 오전 1시 사이 관악구 봉천동 소재 자신의 집에서 아내 A씨(41)와 아들 B군(6)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현장에서 범행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고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이나 목격자도 없었지만, 검찰은 조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사망 추정시간에 사건이 벌어진 집에 있었던 사람은 조씨가 유일하다는 판단에서다.

조씨는 재판과정 내내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1심은 조씨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위(胃) 내용물을 통해 사망시간을 추정해보면 조씨가 집에 있던 시간에 모자가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법의학자들의 잇따른 증언이 유죄 판결에 주요하게 반영됐다.

또 조씨가 사건발생 이후 세차와 이발, 목욕을 한 것은 혈흔 등 증거를 없애려는 목적에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아내와 아들의 살해사실을 알려준 경찰관에게 범인이 누구인지, 왜 사망했는지를 묻지 않고 집에 가겠다고만 밝힌 것도 일반적이지 않고, 오히려 경찰이 자신을 미리 찾을 것을 예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항소심도 “피해자들이 오후 8시에 밥을 다 먹었는데, 조씨가 떠났던 다음날 오전 1시까지도 피해자들의 위는 비워지지 않았다”며 “경험칙상 조씨가 집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또 “조씨는 빌라를 나오기 전까지 피해자들과 함께 계속 잠을 잔 것처럼 진술하지만, 중간에 깨어 자신의 휴대전화를 조작한 정황이 있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한다”며 “이러한 증거는 반드시 직접증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증거를 고찰해 종합적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에 의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접증거를 종합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심리미진, 증거재판주의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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