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난달부터 경기동북부 17개 시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3차 공공기관 이전 공모신청’ 결과다. 도는 2월 수원에 있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7곳 공공기관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경기동북부로 이전 한다고 발표한 뒤 공모 접수를 시작했다.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이든 지역이든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을 하고 있다면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공정의 가치에 부합한다. 이것이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라 믿는다”며 공공기관 이전 당위성을 설명했다.
파주 광주 등 접경·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있는 경기동북부 시군들은 환영했고, 공공기관이 빠져나가는 지역 주민과 해당 공공기관 직원들은 법원에 공공기관 이전 집행정지 신청까지 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최고 경쟁률 11대 1
경기도가 12일까지 도 공공기관 3차 이전 시군 공모 접수를 마감한 결과 GH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경쟁률이 11대 1로 가장 높았다. 기관별로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6대 1) △경기복지재단(5대 1) △경기신용보증재단(4대 1) △경기연구원(4대 1) △경기도여성가족재단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천시는 이전 대상 7곳 모두에 유치 희망 신청서를 냈다. 남양주는 5곳, 연천·가평은 4곳, 포천·양주·광주·고양시가 각각 3개 기관 유치를 희망했고 나머지는 시군은 1, 2곳을 신청했다.
시군들이 이들 기관을 앞 다퉈 유치하려는 이유는 경제적 파급 효과 때문이다. 우선 GH는 도내 택지와 산업단지, 주택 도시개발 사업을 총괄한다. 713명의 직원이 있고 한해 예산만 4조 5000억 원에 이른다. 또 시군에 지방법인지방소득세로 약 100억 원을 낸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도내 기업의 정책과 연구를 진행하며 맞춤형 지원하는 곳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GH는 약 812만7000㎡ 규모로 조성되는 고양 창릉 3기 신도시에 20% 지분 참여를 해 (고양으로) 이전을 희망했다”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을 유치할 경우 킨텍스와 일산테크노밸리, 고양영상밸리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내 경기북부 신성장 핵심지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달 중 신청지역을 대상으로 1차 서면심사와 현장실사를 한다. 다음 달 중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최종 이전지역 선정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각 기관별로 관련 분야 교수 등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7인 선정심의위원회를 만들어 균형발전과 업무연관, 주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변수
경기도 공공기관 노조와 지역 주민 등은 ‘경기도 공공 기관 이전 반대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재명 지사는 공공 기관 이전 계획을 철회해 독재 행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절차에 위법성이 있다며 9일 수원지법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김종우 경기도공공기관노조총연맹 의장은 “공공노조는 공공기관의 자율적 운영을 규정한 지방출자 출연기관에 관한법률을 위반했고, 직원 1200여 명과 가족의 주거 및 직업수행의 자유, 근로의 권리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흔들림 없이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각 기관 정관에 주소재지가 있는데 이사회를 통해 변경하면 된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아직 소송 건에 대해 법원에서 전달 받지 못했다. 법원에서 절차가 진행되면 그에 따라 법률검토 등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큰 틀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생각해줬으면 한다. 이전 대상 기관 직원에 대한 복리후생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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