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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배달 짬뽕에서 담배꽁초 나왔는데…중국집 “그 담배 안피워요”
뉴스1
업데이트
2021-04-17 08:55
2021년 4월 17일 08시 55분
입력
2021-04-17 08:54
2021년 4월 17일 0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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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에서 나온 담배꽁초 필터에 ‘던힐(DUNHILL)’ 이라는 글자가 흐릿하게 보인다. (독자제공) 2021.4.17
“담배꽁초로 우려낸 짬뽕 국물을 맛있다고 먹었다니까요? 그런데 그 담배 안 피운다니 할 말이 없죠”
지난 14일 광주 서구에 사는 A씨는 가족과 함께 한 중식당에서 배달된 짬뽕을 먹고 있었다.
‘내 것은 일반 짬뽕, 네 것은 낙지짬뽕…’ 어떤 것이 더 맛있냐며 서로 바꿔 먹고 나눠 먹기도 했다.
면을 모두 건져 먹은 뒤 마지막으로 국물을 들이키려고 할 무렵 하얗고 두툼한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얼핏 봐도 짬뽕에 들어가기엔 생소해 보이는 그 무언가.
A씨는 젓가락으로 그 무언가를 들어 올렸다. ‘던힐(DUNHILL)’이라는 글자가 흐릿하게 적혀있는 담배꽁초 필터였다. 냄새를 맡는 순간 특유의 쩐내가 훅 하고 올라왔다.
“우웩, 웩, 웩!”
그 길로 A씨와 가족은 앞다퉈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들은 변기를 붙잡고 맛있게 먹은 짬뽕들을 모두 게워냈다.
화가 난 A씨는 즉시 중국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중국집으로부터 받은 답변은 ‘황당’ 그 자체였다.
“던힐이라고요? 그럴 리가 없는데…우리 주방 아저씨는 ‘시즌(SEASONS)’ 피워요”
업주는 “담배꽁초가 들어갔다니 미안하긴 하다만 종류가 우리 것이 아니다”며 “어떤 보상을 원하냐, 보상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보상이 아닌 진정성있는 사과와 개선 약속을 원했던 A씨는 해당 내용을 즉시 광주시청 식품위생과에 신고했다.
그러나 시청 위생과 역시 제대로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시청 관계자는 “해당 매장에 찾아가 위생 상태를 점검해보겠지만 1차 신고로는 ‘주의’ 조치만 가능하다”는 말 뿐이었다.
A씨는 “차라리 철수세미나 머리카락, 벌레가 나왔다면 실수라고 이해를 하겠다”며 “그런데 어떻게 담배꽁초가 들어갈 수 있냐. 음식에 담배꽁초가 들어가는게 말이 되는 일이냐”고 분노했다.
이어 “꽁초의 상태를 보니 ‘흐물’한 게 아니라 ‘탱탱’했다”며 “분명 재료를 볶으면서 담배를 피웠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 남이 물었던 담배를 먹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 화가 난다”며 “업체는 어이없는 답변 대신 직원 교육을 하겠다는 말과 위생 개선 방안 등을 내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짬뽕에서 담배꽁초가 나온 것에 관해 업체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업주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 음식에서 꽁초가 나왔다니 죄송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말로 ‘던힐’을 피우는 사람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방 아저씨는 시즌, 나는 전자담배, 배달 직원은 얇은 담배를 피운다”며 “그마저도 매장 밖에서 피운다. 앞으로 위생을 더 주의해서 만들겠지만 이번 일은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를 상대로 위생점검을 실시한 서구청 보건위생과는 “점검 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든 직원들을 조사하고 담배를 두는 위치와 피우는 곳을 모두 확인했지만 꽁초가 들어갈만한 과정을 적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반사항이 분명히 적발됐다면 다른 처분을 내릴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분명한 위반사항을 적발하지 못해 ‘주의’ 처분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당시 남은 국물 일부와 담배꽁초 등을 얼려둔 상태다.
시청과 구청 위생과에서 성분 검증 등을 요구한 것이 아님에도 이들은 서로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계속 ‘담배꽁초 진실공방’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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