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청와대가 발표한 대통령비서실 방역기획관 신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옥상옥’ 우려와 함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임명을 놓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백신 확보 전쟁이 한창일 때 (기 기획관이) 일반 국민을 혹세무민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방역기획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 기획관은)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발언을 여러 번 했고, 전문가들로부터 ‘자기 분야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앞서 기 기획관은 지난해 11월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백신 구매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또 같은 해 12월 10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방접종을 먼저 해서 이런저런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나라한테는 고맙지만, 우리가 직접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상황을 충분히 보고 접종해도 된다는 뜻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도 “코로나19 초기 중국발 입국자를 막지 않고, 백신 확보를 서두르지 않는 등의 정부 결정을 기 기획관이 정당화하는 발언을 많이 해 문제가 크다고 봤다”고 밝혔다
방역기획관이라는 새로운 자리가 생기면서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심의 기존 업무체계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질병청에 대한 불신임과 경고의 의미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8일 “코로나19에 대한 전문적 대응이 중요해짐에 따라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실 업무를 좀 더 분화시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기획관이) 질병청 등을 뒷받침하는 대신 정치적으로 통제하려 들면 ‘옥상옥’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전문가 의견을 듣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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