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부자’ 나라는 훨훨…韓 경기반등은 느린 접종에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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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19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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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15/뉴스1
2021.4.15/뉴스1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붙인 세계 주요국에서 경제 개방 움직임과 함께 지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조기에 백신을 확보해 ‘백신 부자’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 이후 외국인 관광 허용을 앞둔 상태다.

같은 백신 부국인 미국에서는 경제 정상화가 움트고 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월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8일 기준 151만2503명으로, 1차 접종률은 전 국민의 2.92%다.

이는 세계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만든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1차 접종률 상위 국가는 이스라엘 61.72%, 영국 47.98%, 칠레 40.09%, 미국 38.20% 등이다.

국가별 인구 대비 백신 접종자 비율(1차 접종률) 추이. (‘아워 월드 인 데이터’ 갈무리)
국가별 인구 대비 백신 접종자 비율(1차 접종률) 추이. (‘아워 월드 인 데이터’ 갈무리)

이 중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지난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확산 초반만 해도 부실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지난해 화이자 백신을 조기 확보한 뒤 12월19일부터 접종에 들어가며 반전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은 다음 달 23일부터는 백신을 맞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성지 순례객이 끊이질 않는 이스라엘에서 관광 산업은 국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선제적 백신 확보로 경제 개방 절차를 재빨리 밟아가는 셈이다.

미국도 백신 속도전에 힘입어 ‘코로나 블루’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2~3월 실업률은 각각 6.2%, 6.0%로, 지난해 4월(14.8%)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달 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7만6000건으로 전주(76만9000건)보다 19만3000명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래 60만~90만건을 유지해 왔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년1개월 만에 60만건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소비와 증시도 날개를 달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9.8% 늘면서 작년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6일 다우지수는 3만4000 고지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활동 정상화 움직임도 싹트는 중이다. 미 뉴욕주는 이번 주부터 식당과 술집의 영업을 자정까지 연장한다. 미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올 여름부터 국내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에 힘입은 국제 경기 회복세는 사실 한국에 희소식이다.

하지만 느린 국내 접종 속도는 경기 반등을 막는 위험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다. 방역 모범국이 백신 실패국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4차 재확산 조짐까지 더해지며 백신 관련 우려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존 2.7%였던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올리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원활한 대처 여부와 백신 보급 속도가 성장 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악화돼 확진세가 증폭하고 백신 보급마저 지연된다면, 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연례협의에서 재확산 가능성과 백신 접종 속도 둔화를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위험으로 꼽았으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백신 접종 속도가 아직 2%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접종률 2%대는 중국의 10%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시노백·시노팜 등 자체 개발 백신을 중심으로 작년 12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총 1억8000만회에 가까운 접종 건수를 발표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3%를 기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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