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마지막 최저임금 논의 시작…‘1만원 vs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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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0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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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과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과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다. 2020.7.9/뉴스1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과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과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다. 2020.7.9/뉴스1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논의가 20일 시작된다. 올해보다 3.2%만 인상해도 최저시급은 9000원이 된다.

노사는 예년처럼 ‘1만원 대 동결’ 구도로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첫 회의 직전부터 위원 선정에 관한 신경전으로 더욱 심각한 험로가 예고됐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연다. 최임위는 매년 이듬해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한다.

보통 최임위는 첫 회의에서 고용부 장관이 제출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의결한 뒤 향후 일정 등 기초적인 사항을 논의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인선’을 둘러싼 기싸움이 위원회 내부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날 첫 회의부터 위원 간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현 11대 최임위 위원들은 보궐 위원과 정부 당연직 등 2명을 뺀 전원이 오는 5월13일자로 임기가 끝난다. 이들 25명의 유임 여부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크게 갈리게 된다.

이에 노동계는 정부 당연직을 제외한 공익위원 8명의 전면적인 교체를 촉구 중이다.

지난 2019~2020년 심의에서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을 이끈 장본인들이 바로 현 공익위원이라는 생각에서다.

실제 공익위원들이 2019년 교체되고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선출된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2.87%(2020년 적용), 1.5%(2021년 적용)로 바닥을 기었다.

여기에 양대노총은 근로자위원 1석을 더 차지하기 위한 ‘총성 없는 내전’에 돌입했다.

그간 노동계에서는 조합원이 더 많은 한국노총이 근로자위원 9석 중 5석을 가져가곤 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최근 정부 조합원 통계에서 제1 노총에 오르며 5석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정부는 양대노총 간에 조율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노사 간 신경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현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7.4%에 뒤지지 않으려면 내년 ‘최소 6.2% 인상’(시급 9260원)을 결정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내걸고 있다.

이들은 이보다 낮은 인상률이 결정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공식적으로 포기한 것과 낮은 인상률 등을 근거로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경영계는 올해도 코로나19 시국 속 소상공인의 고통을 앞세워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 정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최저임금 동결을 고집해 왔다.

올해 경영계의 인상 억제 논리에는 주휴수당도 포함될 전망이다. 최저시급이 표면적으론 1만원에 못 미치지만, 주휴수당을 합친 실질 수준은 이미 1만원을 넘었다는 내용이다.

주휴수당은 근로자에게 주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주가 유급휴일에 지급하는 임금을 뜻한다. 경영계는 주휴수당을 포함한 올해 실질 최저임금이 1만474원이라고 주장한다.

최임위는 고용부 장관의 심의 요청(3월31일) 이후 90일 안으로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해야 한다. 물론 노사 간 이견이 큰 탓에 이 기한을 지킨 적은 많지 않다. 지난해에도 법정 기한을 크게 넘긴 7월14일 새벽에야 최종 의결이 이뤄졌다.

사실상 최종적인 마감일은 7월 중순이 된다. 이는 고용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마지막 날(8월5일)로부터 고시 절차에 소요되는 2주를 역산한 결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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