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성 인사’ 단행한 오세훈, ‘박원순 지우기’ 본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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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21일 0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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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직 시절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관련 및 국무회의 참석 등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직 시절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관련 및 국무회의 참석 등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박원순 지우기’가 시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은 20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박 전 시장)사건 발생 즉시 제대로 된 즉각적인 대처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서울시 대처는 매우 부족했다”며 “설상가상으로 전임시장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러, 피해자는 또 하나의 엄청난 위력 앞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시 인사·장례식 문제 등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인사의 인사명령 조치도 단행했다”며 ‘문책성 인사’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는 19일 시행한 2급 간부 인사를 언급한 것이다. 서울시는 19일 2급 간부 전보를 통해 김태균 행정국장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발령했다. 사건 당시 시의 대처가 미흡하고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르는 등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가 잇따른 데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Δ성비위 사건 발생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Δ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특별기구’ 운영 Δ성비위 사건 신고 핫라인 개통 Δ성희롱·성폭력 교육 확대 등을 추진한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피해자의 업무복귀를 지원하고,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독립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전담특별기구로 격상해 운영하는 것 역시 공약 이행 수순이다.

이에 오 시장이 공약 중 하나인 전담기구 설치를 시작으로 ‘박원순 지우기’에 돌입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 시장이 후보 시절 박 전 시장 정책에 수정 또는 폐기 의사를 밝힌대로 향후 시정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앞서 오 시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공약 관련 답변에서 박 전 시장의 정책 중 약 75%를 수정·폐기하겠다고 했다. 태양광사업, 남북교류협력사업,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소관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오 시장은 취임 후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받고 있지만, 해당 사업 관련 부서 보고 일정은 늦추거나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주택건축본부의 보고 일정은 앞당긴 것과 대조된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던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태양광 지원센터, 태양광 미니발전소, 태양광 커뮤니티 발전소 사업을 보류 또는 폐기하겠다고 예고했다.

시민숙의예산 등 시민 제안을 정책화하는 조직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도 존폐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주의위원회는 설립 초기부터 시의회와의 기능 충돌, 외부(낙하산) 인사 영입 등의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특정 사업부문의 경우 오 시장이 특히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조직개편을 위해서는 서울시의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적절하게 조율하지 않겠냐”며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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