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만난 청소년과 조건만남을 한 뒤 성매매 비용으로 5만원권 위조지폐 2장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성매수 등),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8)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징역 3년 6개월·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을 유지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3일 오전 0시16분쯤 서울의 한 주차장에서 온라인 채팅방에 접속해 “성관계를 하면 1시간당 10만원을 주겠다”고 속여 B양(16)에게 접근했다.
같은날 오전 2시30분쯤 강원 원주지역에서 B양을 만난 A씨는 자신의 BMW 승용차에 태워 인근 주차장으로 이동, 차량 안에서 한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이후 A씨는 성매매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것처럼 미리 위조해 보관하고 있던 5만원권 위조지폐 2장을 봉투에 넣어 B양에게 건네주며 사기범행을 벌였다.
A씨는 이 범행 전에도 또다른 두명의 다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하는 추가 성범죄까지 저질렀다.
2019년 11월6일쯤 서울의 한 주차장에서 A씨는 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C양(16)과 성관계를 하면서 그 장면을 동영상 촬영해 저장한 것을 비롯해 2019년 12월까지 총 9회에 걸쳐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밖에 A씨는 지난해 1월7일에는 ‘1월21일까지 D사단에 입영하라’는 내용의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계속 기피하는 등 병역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자녀양육 등의 사정을 호소, 병무청에서 입영일자를 수차례 연기해주고 출퇴근이 가능한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줬지만 계속해서 입영을 기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씨는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조영기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왜곡된 성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아직 성 정체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매수했고, 성매매 대금으로는 위조된 지폐를 지급하는 사기 범행까지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두 명의 다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음란물도 제작하고,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자녀 양육을 이유로 입영을 계속해서 기피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개인적으로 보관했을 뿐 외부에 공개하거나 배포하지는 않은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동종유사범행으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지 불과 한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져 죄질이 나쁘며, 이 법원에서 형을 달리할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1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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