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승부수’→검찰 ‘맞불’…수사심의위 언제 열리나

대검, 수사심의위 소집하기로 결정
부의 등 절차 생략…기소 의지 확고
"총창후보추천위 논의 영향 미칠것"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의혹’으로 기소 위기에 몰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가운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보다 일찍 개최 일정이 잡힐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대검찰청은 이 지검장이 요청한 수사심의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과 소집 일정 등을 조율해 날짜를 특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부의심의위원회(부의심의위) 등 통상 절차를 건너뛸 만큼 이 지검장을 기소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부의심의위 절차를 진행하는 대신 대검에 직접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 대검 역시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오 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집을 결정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과 대검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 이 지검장 측이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도 검찰총장 직무대행 직권으로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그에 따라 수사심의위가 오는 29일 개최되는 추천위보다 먼저 소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수사심의위서 나온 결론에 따라 추천위의 논의 과정이 영향을 받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수사심의위의 참석위원 과반수가 이 지검장의 기소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다면 추천위의 최종 추천 후보에 이 지검장이 포함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이다.

특히 대검이 이 지검장을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추천위가 최종 후보 3~4인 중 하나로 이 지검장을 올리기엔 부담스럽지만, 수사심의위가 어느 정도 의견을 내면 의사결정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의 한 검사는 “수사심의위가 이 지검장의 기소가 적절치 않다고 결론을 내리면 추천위에서 바로 최종 후보 중 하나로 추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검찰이 이 지검장을 쉽게 기소하진 못할 거란 계산도 깔렸다”고 봤다.

물론 수사심의위가 ‘공소제기 여부’ 뿐만 아니라 ‘수사계속 여부’까지를 논의하는 만큼, 다양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만일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엔 추천위에서 이 지검장은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결론 역시도 피의자로 거론되는 이 지검장을 후보군으로 올리기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수사심의위가 통상 목요일 또는 금요일에 개최돼 왔던 데다, 사건 관계인과 수사팀으로부터 의견서를 받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추천위보다 먼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먼저 수사심의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하면 대검은 현안위원회를 구성한다. 양 위원장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심의기일에 출석이 가능한 위원 15명을 현안위원회 위원으로 선정한다. 심의기일이 정해지면 이 사건의 주임검사와 수사심의위 신청인인 이 지검장 측에 의견서 등 제출을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로 수사심의위가 늦게 개최된다면, 추천위는 이 지검장이 내놓은 승부수대로 ‘검찰의 기소 판단은 부당하다’는 점이 강조된 상태로 총장 후보로서의 적격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