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인사권 총량 줄여야”

대법관 후보자 검증 국회 인사청문회 참석
권은희 "사법부 향한 국민 신뢰 낮아졌다"
"대법원장 인사권 등 궁극적으로 없애야"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가 사법부 내 법관 독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과 인사권 총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자는 여야가 대법관 후보자 검증을 위해 28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진행하는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권 남용 등으로 인해 사법부를 향한 국민적 신뢰가 낮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권 의원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낮은 이유는 사법부 독립에 대한 불신 때문인데, 그 중심에는 유감스럽게도 김명수 대법원장이 있다”며 “특정 연구회 출신의 판사들이 요직에 배치되는 코드인사 등 김 대법원장의 인사권 남용이 중심에 있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법관 사직이 크게 늘고 있고, 사무분담위원회 역시 대법원장의 인사 독점을 더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그런데 후보자는 대법원장의 인사 독점 해결을 위해 마련된 법원장 후보추천제와 사무분담위원회 등이 오히려 이를 더 고착화하고 대리실현해주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니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천 후보자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법관의 독립을 위해 내부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은 계속 얘기가 됐지만, 사법부 내부로부터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과 인사권 총량 및 재량권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없애나가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될 큰 목표”라며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는 이 상태가 과거에 비해 제도적으로 진일보했다는 뜻에서 (긍정적이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제도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은 저희 모두의 책임인 것 같다는 점을 명심하겠다”고 했다.

한편 천 후보자는 ‘사법부가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 등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신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사법부를 먼저 신뢰해주시면 (구성원들이) 용기를 얻고 매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관의 책임성을 강조하는 부분과 재판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께서 ‘국민들이 사법부에 대해서 신뢰를 먼저 주시기를 바란다’는 말과 답변을 했는데, 국민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납득할 것 같느냐”며 “‘국민이 신뢰를 주시면 우리가 하겠다’는 부분은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천 후보자는 “제 입장에서는 사법부 구성원 및 법관들이 여러 가지 비판으로 인해 사기가 저하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용기를 달라는 의미였다”며 “시민들께서 신뢰를 보여주시면 법관들이 자기 사명을 충실히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답변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