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소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디자인한 ‘휴식충전소 벤치’를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시범 설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벤치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디자인 거버넌스’를 통해 탄생했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직접 제안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사업이다.
휴식충전소 벤치 설치는 2019년 청소 노동자가 좁은 휴게공간에서 쉬다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관심을 가진 대학생이 이 프로젝트를 제안해 휴식공간의 하나로 벤치 디자인이 완성됐다. 시 관계자는 “넓은 공원에서 일하는 이들은 휴게공간까지 거리가 멀어 벤치 등에서 잠시 쉴 때가 많다”며 “쉴 권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실외 청소 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에 적합한 곳을 물색한 끝에 서울어린이대공원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비교적 공원 이용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휴식충전소 벤치를 마련했다. 벤치에는 등받이와 발 받침대, 청소도구 거치대, 그늘막 등이 설치됐다. 유연식 시 문화본부장은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심리와 행태에 관한 따뜻한 관찰에서 시작된다”며 “공공 공간에 청소 노동자의 쉼을 위한 장소가 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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