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미이행’(노쇼·No-show)이 생기면 접종 대상자가 아니어도 이를 대신 맞을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접종 희망자들이 늘어 나는 양상이다.
2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접종 대상자가 아니어도 노쇼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뒤 맘카페, 코로나 정보공유 및 국제커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병원에 연락해 AZ 백신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이를 맞을 수 있다는 기사나 정보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노쇼 백신의 예비명단자 접종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피하는 사람들이 접종을 예약하고도 나타나지 않거나 취소하는 경우들이 늘면서 폐기되는 백신을 줄이기 위한 대응책이다.
일부 부작용 등으로 논란이 생긴 AZ 백신이지만 오는 5월5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경우 해외에 다녀와도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발표로 인해 ‘노쇼 백신’에 대한 관심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노쇼 백신을 1차로 맞아도 2차 예약을 맞춰서 잡아준다”며 “맞을 수 있게 된다면 맞겠다”고 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도 “제 나이대 접종은 여름 지나야 가능할 줄 알았는데 병원에 예약하니 1주 안에는 맞을 수 있다더라”라며 “백신 맞고 싶으면 대기자 걸어둬라”라고 했다.
AZ 백신은 1차 접종 뒤 8주 후 2차 접종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잘 맞추면 여름 휴가에 해외여행도 가능해진다. 이에 결혼준비 및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노쇼 백신 접종을 한 뒤 하루빨리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5월5일부터 자가격리 해제라던데 신혼여행을 해외로 갈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해외 갈 수 있어 좋지만 걱정된다” “이번 겨울, 아니면 늦어도 내년 봄에는 가고 싶다”라며 글을 남겼다.
한국의 노쇼 백신 접종과 자가격리 면제 소식에 사람들은 외국의 자가격리 면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유럽 국가들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 입국을 검토 중이고, 그리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인 자가격리 면제도 이뤄지면서 실제 여행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AZ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는 점과 더불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원 이모씨(31)는 “말 많은 AZ라도 맞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라면서 “100% 안전한 것도 아니고 코로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자들의 자가격리 면제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부의 대응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자가격리 면제가 그 대책인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AZ 백신뿐만 아니라 화이자 백신을 맞고서도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AZ 백신의 경우 2차 접종이 끝나고도 20% 정도는 확진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경우 화이자 백신을 맞고 나서도 코로나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해외여행자 자가격리 면제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긴 하지만 AZ 백신이 남아공, 인도발 변이바이러스는 전혀 막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는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완전한 자가격리 면제 대신 입국 전후로 PCR 검사를 하고, 최소 1주일은 자가격리를 하는 등 현 기준보다 경감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만약 확산될 경우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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