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시신 유기 남동생 “장례식서 누나 영정사진 들고나와”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30일 14시 51분


"카톡 계정 누나로 위장해 가출신고 취소"
"프로파일러 투입 예정…구속영장 신청 예정"
"늦은 귀가로 싸우다 12월 인천 자택서 범행"

친누나를 살해한 뒤 인천 강화군 석모도 농수로에서 사체를 유기한 남동생은 누나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이용해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해 가출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동생은 누나의 장례식에서 자신이 살해한 누나의 영정사진도 들고나오는 등 경찰과 가족들에게 자신의 범행을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된 A(20대 후반)씨가 범행 후 친누나 B(30대·여)씨의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자신과 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해 가출 신고를 취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남매의 어머니는 남동경찰서 관할 지구대에 지난 2월 14일 딸 B씨의 가출신고를 했으나 A씨가 누나로 위장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지난 5일 가출신고를 취소했다.

당시 A씨는 누나의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함께 있다”, “경찰에 계속 연락하면 숨어버릴 것이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누나의 장례식장에서도 자신이 살해한 누나의 영정사진도 들고 나오는 등 범행을 철저히 숨겼으며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부모님이 살고 있는 경북 안동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친누나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사체를 인천 강화군 석모도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그가 친누나 B씨를 지난해 12월 중순께 자택인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살해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 A씨가 B씨의 시신을 10일 동안 해당 아파트 옥상에 방치하고 지난해 12월 말 렌터카 차량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에서 “회사를 마치고 집에 늦게 귀가했는데 누나가 잔소리를 해, 화가나 부엌에 있던 흉기로 누나를 살해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지난 2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 있는 한 농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B씨와 관련 통신·금융 기록을 분석한 결과, 유력 용의자를 남동생 A씨로 특정하고 전날 오후 4시39분께 경북 안동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통신 및 금융계좌추적용 영장을 발부받아 용의자를 추적했으며 B씨의 재산이 A씨의 계좌로 들어간 정황 등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을 저지른 후 친누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도 접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남동생과 함께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지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인천 강화군 석모도 한 농수로에서 발견 당시 물에 잠겨 부푼 상태였으며, 휴대전화 등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흉기에 의한 대동맥 손상이 확인됐고, 정확한 사인은 정밀 검사 예정이다“는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A씨에 대한 정신감정은 검찰 송치 후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 수사관)에게 A씨 범행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요청할 예정”이라면서 “정확한 일정은 인천경찰청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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