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대학생 발인식 눈물바다…“가슴이 찢어진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5일 10시 31분


서울성모병원서 추도식과 발인 진행
유가족, 친구 등 약 150여명 모여 추도
"엄마는 걱정마…아빠 믿지? 곧 보자"
친구들 "아직 꿈만 같아…보고 싶다"

“가지마, 정O아. 가지마…”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A(22)씨 발인식이 5일 오전 9시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유가족과 친구들, 취재진 등 약 150여명은 장례식장에 모여 A씨가 가는 마지막 길을 함께 추모했다.

이날 발인식에 앞서 오전 8시20분부터 진행된 추도식에서는 A씨 아버지의 편지 낭독이 있었다.

A씨 아버지는 “너는 우리 인생이 살아갈 만하다고 알려줬고 네가 없었더라면 행복이라는 단어를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처럼 왔던 너를 영원히 그리워하겠다, 오래지 않아 만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엄마는 걱정마, 아빠 믿지. 우리 잘 봐주고 있어. 정말 고맙다”라고도 덧붙였다.

A씨 친구들도 편지 낭독을 통해 “노는 걸 정말 좋아해 모든 날 친구와 약속을 잡았던 정민이, 다시 만날 그날 웃는 표정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아직 그립고 보고싶다, 아직 꿈만 같다. 너의 백만불짜리 미소가 아른거린다”며 “다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너의 몫까지 웃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례식장은 자식 잃은 부모의 통곡으로 가득 찼다.

A씨 어머니는 헌화가 이어지는 동안 “가지마 정민아, 가지마”라며 연신 흐느꼈다.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던 A씨 아버지는 A씨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는 모습을 보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언론 등을 통해 A씨 타살 의혹을 제기하던 A씨 부친은 이날 이와 관련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A씨를 추모하기 위해 새벽 3시부터 부산에서 차를 몰고 왔다는 한 시민은 “저도 똑같은 대학생 아이가 있는데 내 자식이 세상을 떠난 것처럼 가슴이 찢어진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A씨는 성당 미사 후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A씨 아버지는 이날 새벽 2시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학교 친구들이 거의 4일 내내 왔다”며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을 때 제일 먼저 말을 건네줘서 고마웠다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아들이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또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며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거고 늘 그리워 할거야”라고도 언급했다.

서울 사립대 의대 재학생으로 알려진 A씨는 토요일인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 친구를 만난다며 집 근처에 있는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A씨는 실제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지만 다음 날 종적이 묘연해졌다.

함께 있던 친구는 이튿날인 25일 새벽 3시30분께 자신의 부모와 통화에서 A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친구는 통화 후 다시 잠이 들었다가 1시간 뒤 일어났고 A씨가 먼저 갔다고 생각해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챙겨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같은 날 오전 4시30분께 반포나들목 CCTV에는 친구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A씨 부모는 오전 5씨30분께 연락을 받고 아들을 찾아나섰다. A씨 아버지는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을 찾아달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실종된 아들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실종 지역 일대에 걸었다.

A씨는 실종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 장소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부근에서 발견됐다.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검정 물체가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반응했고, 이를 뒤집어보자 A씨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차림과 똑같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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