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6일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1.5.5/뉴스1
“하늘이 내려준 선물 정민아.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 거야.”
미리 준비한 편지를 꺼내들었지만 목소리는 처음부터 떨려왔다. 아버지는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엄마는 걱정하지 마. 아빠 믿지”라고 했지만 “사랑한다”고 말하며 목 놓아 흐느꼈다.
5일 오전 9시경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손정민 씨(22)의 발인식은 시종일관 무겁고 애통했다.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30일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사흘만이다. 덧없이 가버린 손 씨를 배웅하기 위해 참석한 유족과 친구 등 50여 명은 하나같이 눈물이 가득했다. 손 씨의 어머니는 운구 차량으로 가는 아들의 영정을 뒤따르다 “정민아, 가지 마”만 반복하며 크게 오열했다.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6일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버지 손현씨가 관을 어루만지고 있다. 2021.5.5/뉴스1이날 빈소를 찾은 손 씨의 친구들은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게임캐릭터와 e스포츠 팀 유니폼을 영전에 바치기도 했다. 손 씨는 평소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나오는 캐릭터 이렐리아를 좋아해 주변에서 별명이 ‘정렐리아’였다고 한다. 손 씨의 대학 동기는 “정민의 미소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고인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며 살겠다”며 울먹거렸다.
발인식에는 실종 당일 한강공원에서 같이 보기로 했던 친구 최모 씨도 참석했다. 최 씨는 당일 손 씨 등에게 함께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으나 피곤해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손 씨의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로 평소 술을 마시면 활발해졌다가 이내 잠이 들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기다리며 손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 씨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친구 A 씨는 “술에 취해 휴대전화를 바꿔들고 온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한강공원에서는 A 씨의 휴대전화를 찾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물론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54), 시민 서너 명도 수색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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