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일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우울 증세를 더 심하게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20, 30대 젊은이 10명 중 3명은 우울증 발생 우려 단계였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올 3월 19∼71세 성인 21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우울 등의 정도를 파악한 것이다. 종합점수가 10점 이상(27점 만점)인 경우 ‘우울 위험군’으로 분류하는데, 20대(19∼29세)의 30.0%, 30대(30∼39세)의 30.5%가 우울 위험군에 해당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우울증 우려가 가장 커졌다. 20대는 지난해 3월 같은 조사에서 우울 위험군에 속하는 비중이 13.3%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불과 1년 만에 이 비중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30대 역시 지난해 3월 23.6%에서 이번 조사 때 30.5%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이번 조사에서 우울 위험군 비중이 14.4%로 지난해(16.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른바 ‘코로나 우울’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대상자 중 16.3%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조사에서는 4.7%에 그쳤던 문항이다. 특히 20, 30대 남성은 전체의 25%가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 대상의 우울 점수는 평균 5.7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 조사(2.3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그만큼 우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성별로는 여성의 우울 점수가 6.2점으로 남성(5.2점)보다 높았다. 심리적으로 가족을 의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62.6%였다. 심리 도움을 받는 사람이 없다고 답한 경우도 9.6%였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젊은층은 계약직,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리는 비율이 높아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크다”며 “정신건강은 한번 손상되면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해 이들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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