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부친 10시간10분 조사…10일 새벽에 끝나
친구 둘러싼 의혹 규명 초점…母휴대폰 포렌식
실종 당일 재구성 수사 총력…"실체적 진실규명"
국과수 부검 결과 따라서 경찰 수사 향배 달려
경찰·민간수색팀, 친구 폰 찾기 집중…잠수수색
‘한강 실종 대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이 함께 술을 마친 친구 A씨를 지난 9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대학생 B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나올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B씨 사망 경위를 둘러싼 경찰의 추후 수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일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B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와 A씨 부친을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조사는 무려 10시간10분 동안 고강도로 진행돼 다음 날인 10일 새벽이 다 돼서야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서는 친구 A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 규명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을 단순 실족사가 아닌 타살에 무게를 두며 A씨를 향한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B씨 아버지는 ▲아들 휴대전화와 A씨 휴대전화가 바뀐 이유 ▲친구 A씨가 사건 당일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이유 ▲A씨가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3시30분 부모와 통화한 이유 등에 의문점을 제기하며 지난 4일에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중에서도 A씨가 실종 당일 새벽 3시30분 부모와 통화한 내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지난주 A씨 어머니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포렌식 결과는 수사 상황이기 때문에 언급할만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또 지난 6일까지 목격자 7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 진술 중에는 일관된 내용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외에도 한강 주변 CCTV 54대와 실종시간대 한강공원에 출입한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해 실종 당일의 동선 재구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서초경찰서 강력팀 7개 전체가 이 사건에 투입된 상황”이라며 “사전에 어떠한 예단 없이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까지도 유의미한 제보들이 들어와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측이 신발을 버리게 된 이유 등을 비롯해 꼼꼼히 확인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의뢰한 B씨에 대한 국과수 부검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 소견은 통상 한 달 정도 걸리지만,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보름 내로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부검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의 향배가 달려있어 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만일 범죄 혐의점 등이 발견된다면 경찰은 즉시 형사 사건으로 전환해 피의자 특정에 집중할 수 있다.
앞서 유족 등에 따르면 국과수가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B씨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자상이 두 개가 있으나, 이 자상이 직접적 사인은 아니라는 구두 소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뺨 근육 부분의 일부 파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상처들이 물길에서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경찰과 민간수색팀은 친구 A씨의 휴대폰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아이폰8 스페이스그레이’ 기종으로, 경찰 등은 잠수수색 등을 통해 물속까지 샅샅이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휴대폰이 B씨 사망 경위 파악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서울 사립대 의대 재학생으로 알려진 B씨는 토요일인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 친구를 만난다며 집 근처에 있는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B씨는 실제 A씨를 만나 술을 마셨지만 다음 날 종적이 묘연해졌다.
함께 있던 친구 A씨는 같은달 25일 새벽 3시30분께 자신의 부모와 통화에서 B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시 잠이 들었다가 1시간 뒤 일어났고 B씨가 먼저 갔다고 생각해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챙겨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오전 4시30분께 반포나들목 CCTV에는 A씨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하지만 B씨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B씨 부모는 오전 5시30분께 연락을 받고 아들을 찾아나섰다. B씨는 그로부터 5일 뒤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 장소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부근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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