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이 문을 닫자 대낮에도 영업을 접은 2층 가게도 부지기수였다. 건물 전체가 통째로 ‘임대 중’인 곳도 있었다. 골목 상가는 문을 연 곳이 없어 쓰레기만 날리는 곳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명동 상가의 공실률은 38% 수준이다.
명동에서 마라탕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점심시간대에 평소에는 2층까지 손님들로 꽉 찼는데, 지금은 1층에도 손님이 없다”며 “2층은 화장실 용도로만 쓰는 중”이라고 했다.
상인들은 임대료만이라도 유예해주거나 한시적으로 내려주면 재난지원금 이상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나마 매출이 생겨도 절반은 임대료로 나가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실이 많아서 임대료도 내려갔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생각보다 답답하지 않은 건물주가 많다. 코로나만 끝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한 ‘2020년 서울형 통상임대료 조사 및 분석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명동과 인사동은 임대료가 높아 통상임대료 비중이 50%를 넘었다.
통상임대료란 월세와 공용관리비를 비롯해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한 금액 등 임차인이 영업활동을 하면서 매월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일컫는다.
특히 인사동의 경우 지난 2019년 대비 통상임대료가 오히려 2.1% 늘었다. 서울 내 150개 상권의 통상임대료가 평균 0.6% 하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명동거리는 3.1%, 홍대입구역는 5.9% 각각 줄었다.
통상임대료는 큰 변동이 없지만 월매출액은 급감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인사동의 월매출액은 58.7%, 명동거리는 62.8% 감소했다. 홍대입구도 53.2% 줄었다. 주요 150개 상권이 평균 36.4% 감소한 것과 비교해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던 상권의 타격이 2배 가까이 더 컸다는 얘기다.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외국인 입국자는 21만4117명으로 전년 동기 213만297명 대비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승무원을 제외하면 올해 외국인 입국자는 11만2108명으로 지난해 동기 198만1669명 대비 5.7%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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