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의 한 노래주점에서 살해된 40대 남성의 시신이 부평구의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사건 발생 20일 만이다. 경찰은 수습한 시신의 부검 및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12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반경 중구 신포동 노래주점에서 살해된 A 씨(41)의 시신을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서 찾았다. 발견 당시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고 풀숲에 널브러져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반경 노래주점 업주 B 씨(34)에 대해 A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했다. B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줄곧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시신 유기 장소 등 범행을 자백했다.
A 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7시 반경 B 씨가 운영하는 노래주점에 갔다가 이후 실종됐다. 그의 아버지가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5일 뒤 “아들이 집에 오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실종 당일 노래주점에서 A 씨와 함께 술을 마신 C 씨는 “A 씨가 주점에서 더 놀겠다고 해서 먼저 나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B 씨를 살인 용의자로 특정했다. 노래주점에 대한 현장 감식에서 A 씨의 혈흔이 나왔고,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곳도 노래주점이었다. A 씨가 노래주점에 들어간 뒤 나가는 모습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 대신 B 씨가 노래주점에서 밖으로 무엇인가를 옮기는 장면이 CCTV에 찍혀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봤다.
B 씨는 A 씨를 살해한 뒤 노래주점 인근 마트에서 14L 락스 한 통과 75L 쓰레기봉투 10장, 청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경찰은 B 씨가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기 위해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살해되기 전인 22일 오전 2시 5분경 B 씨와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하다 112 종합상황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술값을 못 냈다”고 신고했다. 상황실 근무자가 정확한 위치를 물었지만 A 씨가 제대로 답하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아는 사람과 술값 문제로 이야기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출동 지령을 관할 지구대에 내리지 않았다”며 “긴급하거나 생명에 위험이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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