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가 익사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국과수로부터 손 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머리에 있던 좌열창(뭉툭한 물체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 2군데는 사인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국과수는 이와 함께 손 씨가 음주 뒤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숨졌다는 소견도 내놓았다. 부검 결과에는 손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도 포함됐으나, 경찰은 유족에게만 통보했다. 아버지 손현 씨(50)는 “경찰이 밝히지 않은 내용이라 알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손 씨와 A 씨는 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일반 소주 2병(360ml)과 페트병 소주 2병(640ml),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을 구입했다. 경찰 측은 “9병을 산 건 맞지만 모두 마셨다는 단정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의우 전 건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해 “시신이 물 속에 있던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부검 결과로는 손 씨가 물에 빠질 당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긴 어렵다”며 “목격자 진술이나 관련 영상 등을 통한 재구성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손 씨와 A 씨가 공원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었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3시 37분경 A 씨가 전화를 하고 있었으며, 손 씨는 옆에 앉아있었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시 어머니와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오전 4시 20분경 A 씨가 한강 쪽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해당 목격자가 가방을 멘 채 잠들어있던 A 씨를 깨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일행을 찾아다니던 도중에 A 씨를 발견했으며, A 씨가 물에 젖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과 면담했다. 경찰은 A 씨의 노트북과 어머니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완료했으며, A 씨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특수 장비를 보유한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종 당일 분실했다는 A 씨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