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일면식도 없는 여성 살해…매년 추모
"운좋게 살아남았다", "여성들과 연대하겠다"
오후 7시 강남역서 오프라인 집회 열릴 예정
17일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맞아 온라인에서 피해자를 추모하는 물결이 일고 있다.
이날 서울여성회는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앞둔 지난 13일부터 온라인에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페이지를 열었다고 밝혔다.
단체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이전의 폭력과 차별의 세상을 그대로 둔 채 살 수 없다고 집단적으로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며 “최근 다시 ‘페미니즘 리부트’(페미니즘 대중화 흐름) 이전 시기로 되돌리려는 반동의 기운이 정치권·언론·기업·온라인 등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이 시기를 버티고 있는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하고자 추모 행동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2016년 5월17일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서초구 소재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30대 남성이 처음 보는 20대 여성을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왔는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여성들을 중심으로 매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촉구하는 추모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추모 공간엔 피해자를 기리는 내용의 포스트잇 수천 개가 실시간으로 게시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선 편히 쉬시길” 등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인식하며 “여자란 이유로 죽게 되는 일이 생기지 않을 때까지 여성들 모두 힘냅시다”, “저는 여전히 운 좋게 살아남았습니다. 내 숨이 붙어있는 한 여성들과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등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한편 이날 저녁 강남역 현장에선 오프라인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오후 7시~7시30분, 오후 8시~8시30분 강남역 9번출구와 10번 출구 사이에서 2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자유발언과 성명서 낭독 등이 계획돼있다.
주최 측은 “온라인 공간에 포스트잇을 남겨주면 집회 당일 강남역에 게시하겠다”며 “우리의 기억·투쟁·연대의 마음을 모으고자 하니 포스트잇으로, 발언으로, 참석으로 함께 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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