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발·韓 생산…‘백신 글로벌 파트너십’ 전세계 공급 허브 기대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22일 12시 42분


우리나라와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은 수십억 회분에 달하는 글로벌 수요량을 맞추고 물량 확보를 위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이번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안정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고 국내 바이오 기업을 통해 글로벌 백신 허브로 거듭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도 자국 백신을 한국 기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전 세계에 대량으로 공급하는 토대를 확보하게 된다.

◇문 대통령 “한미 백신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바이든 “55만 한국軍 접종”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양국의 협력은 전 세계 백신 공급을 늘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을 통해 다자협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발표가 이뤄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군에 대한 백신 공급 발표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55만명의 (한국) 군인들이 미군과 한국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55만 국군장병을 위해 완벽한 백신 접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주요한 미국의 백신생산업체와 한국 첨단기업을 통해 백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며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수십억 회분 백신 생산이 가능하며, 단순히 미국과 한국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태평양, 전 세계에 대해 얘기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국 바이오·제약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한국 첨단기업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 중이다.

우리나라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미국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백신을 생산하게 된다.

미국은 화이자를 비롯해 모더나,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미국 기업만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mRNA 백신은 미국 기업인 모더나와 화이자사가 각각 개발한 플랫폼 백신이다.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4% 이상으로 높다. 현재 두 백신은 미국 등에서 대량 접종되고 있다. mRNA 백신은 아직 국내 기업이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게 없다 보니 해외 수입에만 의존해 수급 불안감이 컸다.

이번 파트너십 구축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mRNA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미국도 안정적인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을 통해 대량 생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국내 생산 백신 4종 중 3종 미국산…한국 mRNA 백신 생산 허브로

우리나라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Δ화이자 3300만명분 Δ아스트라제네카(AZ) 1000만명분 Δ노바백스 2000만명분 Δ얀센 600만명분 Δ모더나 2000만명분 Δ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1000만명분(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등이다. 그중 얀센을 제외한 4종은 국내에서 생산 중이거나 예정된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5종의 국내 도입 물량은 약 1억명분이다. 국내 인구 5182만5932명(통계청 2021년 1월 말)과 비교하면 약 2배로 많은 백신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인구 3600만명을 기준으로 약 2.75배로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고, 내년에도 확보해야 하는 물량이 있는 만큼 안정적인 국내 생산 기반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한미 파트너십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미국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 상용화 계획에는 없지만 러시아가 만든 ‘스푸트니크V’ 백신도 국내 제약사 휴온스와 한국코러스가 수출용으로 생산을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미국 백신 개발사 모더나와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만 코로나19 백신 4종을 생산하는 환경을 갖춘 셈이다. 그중 2종은 mRNA 백신이라는 점에서 백신 다양화에도 숨통이 트였다.

코로나19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이번 한미 정상 발표를 통해 mRNA 백신 생산 허브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최근 브리핑에서 “mRNA 백신 국내 생산에 대해 국내 제약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진행 사항은 기업과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현재)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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