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의대생 양말 흙, 입수 남성 목격지점 인근 흙과 비슷”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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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의대생 주변 7곳 토양 감정
“목격 장소와 10m거리 강바닥 흙”
서초서 앞 ‘철저한 수사’ 촉구 집회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의 양말에 묻은 흙이 강가에서 10m 떨어진 강바닥 지점의 흙과 유사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감정 결과를 국과수로부터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국과수는 토양 입자가 빛을 굴절하는 정도, 알루미늄 규소 칼륨 등의 원소 조성비 등을 기준으로 양말과 강바닥 흙이 표준편차 내에서 서로 유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손 씨가 머무른 곳을 중심으로 총 7곳의 토양을 채취해 13일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 씨 양말에서 나온 것과 유사한 흙 성분이 나온 곳은 사건 당일 목격됐던 신원 미상의 남성이 걸어 들어간 지점과 10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지난달 25일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은 경찰에 “오전 4시 40분경 한 남성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 시간이 새벽으로 어두워 오차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달 24, 25일 이틀간 서울청에 접수된 실종자 63명 중 지난주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던 남성 6명을 모두 생존한 채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분석 결과가 ‘수중 오염’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어 사건 정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나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 씨가 흙을 직접 밟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선 해당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반포한강공원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은 이날 “경찰 수사가 미흡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시간이 지나갔다”며 “보다 공정하고 치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진사는 16일 개설된 온라인 카페로 25일 현재 가입자 2만 명을 넘겼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한 누리꾼이 작성해 퍼뜨린 A4용지 123쪽 분량의 ‘한강사건 보고서’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사망 의대생#양말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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