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연극을 관람했으나 일부 시민의 항의를 받았다.
노 원장은 25일 오후 7시 반부터 광주 동구의 한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애꾸눈 광대’를 관람했다. 애꾸눈 광대는 5·18 당시 항쟁에 참여했다가 한쪽 눈을 잃은 주인공 이지현 씨의 자전적인 삶을 각색한 연극이다.
1시간 10분 가량 연극을 본 뒤 주최 측에서 노 원장을 무대로 올려 공연 감상 등을 물으려하자 관객 2~3명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죄가 먼저다” “광주에 오지 말라”고 항의했다.
이에 노 원장은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며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다음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그는 최근 3년 동안 5차례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사죄했다.
노 원장은 2019년 8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 처음으로 5·18 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을 때만해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반기는 지역여론이 컸다. 하지만 5월 단체 등은 노 원장이 5·18을 왜곡한 아버지의 회고록을 2년이 지나도 수정하거나 삭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사죄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은 3일 노 원장을 향해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 반성 쇼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노 원장이 5·18을 왜곡한 아버지의 회고록을 수정·삭제해 진정한 사죄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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