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의 고깃집에서 한 모녀가 가게 사장에게 옆자리에 다른 손님을 앉힌 것을 지적하며 폭언과 함께 환불을 요구한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져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모녀의 갑질을 폭로한 가게를 응원하며 “돈쭐(‘돈+혼쭐’의 변형된 표현으로, 정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의미)을 내주자”고 했다.
가게 사장은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각종 선물 상자 사진을 올리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모녀를 상대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
이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해 황당하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가게 사장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모든 자리에 칸막이가 설치됐다”면서 “문제의 손님은 식사를 다 할 때까지 아무 말도 없다가 ‘옆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면서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큰소리로 욕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가게 사장은 이후 일행 측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면서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모녀 중 한 사람은 다른 손님을 옆자리에 앉힌 것을 문제 삼으며 “고기값을 도로 물려 달라”고 했다.
이에 가게 사장은 손님에게 “거리를 유지했다”고 설명했지만, 일행 측은 욕설과 함께 “야, 너네 방역수칙 어겼다고 찌를까?”라며 “그러면 너넨 (벌금) 300만 원”이라고 말했다.
가게 사장은 일행이 녹취록에서 ‘가게 측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저희는 방역수칙을 어기지도 않았고, 상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일 자체 방역도 하고, 5인 이상은 안 받는 가게로 소문까지 나있는 매장”이라며 “방역수칙을 어기지도 않았는데, 손님이 말도 안 되는 협박 아닌 협박을 계속한다”고 비판했다.
“저흰 모녀를 처벌 받게 하는 게 목적”
사건이 공론화되자 누리꾼들은 가게 사장을 응원하고 나섰다. 여러 손님들이 “돈쭐을 내주겠다”면서 가게를 찾았고, 가게 앞에는 선물 상자들로 가득했다.
이에 가게 사장은 30일 ‘보배드림’에 다시 글을 올려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흰 그 모녀를 처벌 받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저희가 안하면 (모녀가) 또 다른 곳에 가서 또 똑같은 일을 할까봐”라며 “고소가 되든 안 되든 접수부터 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게 사장은 “너무나 한 번에 정말 많은 손님들이 몰렸다”며 “중간에 고기가 끊겨서 먼 길을 오셨다가 그냥 가신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적었다.
다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며 “일단 코로나가 가장 문제이니 너무 돈쭐 내러 안 오셔도 괜찮다”고 했다.
아울러 “손님들이 꼭 하시고 가시는 말씀이 딱 두 가지다. ‘힘 내세요’, ‘절대 봐주지 마세요’”라며 “저흰 절대 합의 안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는 두 모녀를 죗값 받게 하려고 도움을 요청한 건데, 사건의 본질이 자꾸 돈에 쏠리는 것 같아 마음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며 “지금까지 통장에 입금된 돈과 차후 저희가 좋은 일에 쓰려고 했던 것과 합쳐서 좋은 일에 쓰고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