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고급 식재료인 ‘새싹삼’ 연중 생산 스마트팜 큐브 전문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03시 00분


드림팜

새싹삼이 자라고 있는 스마트 큐브에서 박향진 ㈜드림팜 대표가 출하를 앞둔 새싹삼 트레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드림팜 제공
새싹삼이 자라고 있는 스마트 큐브에서 박향진 ㈜드림팜 대표가 출하를 앞둔 새싹삼 트레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드림팜 제공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를 줄이고, 힘든 노동이 없는 진정한 스마트팜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스마트팜 큐브(Cube) 공급 기업이자 새싹삼(Ginseng sprout) 유통 강자인 경남 사천시 서포면 ㈜드림팜 박향진 대표(51)는 26일 “더 많은 농업인이 더 많이 스마트 농업에 참여해 더 잘살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 “회사 매출이 매년 200%씩 늘어나는 데 발맞춰 상장(上場)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새싹삼을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연중 생산하는 소형 인공지능 하우스인 큐브를 전문으로 만든다. 새싹삼 묘삼(苗蔘) 보급과 기술지도, 수매, 유통까지 책임진다. 새싹삼을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한 셈이다.

26m²(약 8평) 크기인 큐브 한 동은 세금을 포함해 3800여만 원. 2015년 5억 원이던 이 회사 매출은 큐브를 본격적으로 분양하기 시작한 2019년 20억 원, 지난해 218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허품인 큐브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퇴직 공무원, 전직 기업 임원, 농업인 등이 새싹삼 재배에 뛰어들고 있다. 20대 농업인도 적지 않다. 올해는 큐브 판매와 새싹삼 유통으로 500억 원, 내년엔 1000억 원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지난해 세금만 17억 원을 냈다. 회사를 개인 소유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지정된 그의 회사에선 장애인 20명이 일한다. 회사 근무여건이 좋은 때문인지 직원 50여 명의 표정도 밝다.

박 대표는 고향 사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철강 유통업을 하다가 공수특전사 부사관으로 5년간 복무했다. 이후 모직회사 생산부서를 거쳐 1996년부터 10년간 진주에서 광고업,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돈도 제법 벌었다. 2009년 버섯 사업에 손을 댔다가 종균 감염으로 3년 만에 망하고는 시스템이 비슷한 인삼 재배에 눈을 돌렸다. 새싹삼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드림팜의 재배 기술로 스마트 큐브에서 생산한 새싹삼.
드림팜의 재배 기술로 스마트 큐브에서 생산한 새싹삼.
온도, 습도와 빛이 자동 조절되는 드림팜 큐브엔 선반을 따라 트레이(상자) 280개가 얹힌다. 10cm 두께의 배지(培地)를 담은 트레이에 촘촘하게 심긴 묘삼은 23일 정도 자라면 새싹삼 상품이 된다. 인삼 씨앗을 심어 기른 묘삼은 드림팜이 충남의 전문 업체에서 가져와 농가에 보급한다. 수확한 새싹삼은 드림팜이 전량 수매해 선별을 거쳐 유통회사에 넘긴다. 고급 식재료인 새싹삼은 가락동 농산물시장과 호텔, 마트 등으로 팔려나간다.

박 대표는 “새싹삼은 판로 확보가 관건이다. 드림팜은 모든 과정에서 허브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새싹삼 재배 농업인들의 수익도 짭짤한 편이다. 드림팜은 전국 새싹삼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농업 문외한이던 박 대표가 각고의 노력으로 10여 년 만에 일궈낸 값진 결실이다.

드림팜 큐브는 베트남으로도 수출된다. 새싹삼은 통관 절차가 간단하고 관세도 낮아 해외시장 개척도 쉬운 편이다. 정영철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장은 “새싹삼은 줄기와 잎, 뿌리를 통째로 먹을 수 있고 사포닌 함량도 높다. 드림팜의 새싹삼은 특히 부드럽고 식감이 좋아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드림팜은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의 올해 ‘항노화 바이오 예비상장기업’에도 선정됐다. 신갑균 드림팜 공동대표(농학박사)는 “새싹인삼장, 아삼정 등 가공식품과 이너뷰티 개발에 주력하고 이소플라본 함량이 높은 파바톤 콩잎 등 새로운 작물을 선정해 스마트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새싹삼#스마트팜 큐브#고급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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