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곽모 씨(64)의 시누이 조효숙 씨(64)는 말하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곽 씨는 이날 오후 4시 20분경 철거 도중 무너진 건물에 깔렸던 시내버스에 타고 있다 참변을 당한 탑승객이었다.
광주지법 인근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곽 씨는 이날 아침 생일을 맞은 큰아들을 위해 미역국을 끓여 놓은 뒤 바쁘게 나갔다고 한다. 조 씨는 “가게 문 여느라고 아들 얼굴도 못 보고 생일상만 차려 놓고 나갔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흐느꼈다.
“올케가 사고 나기 직전에 오후 4시쯤 큰아들과 통화했다고 해요.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내일 장사에 쓸 음식 재료 사려고 시장에 가는 길’이라고 했대요. 사실 저도 사고 날 때 현장 가까이 있는 과일가게에 있었어요. 지나가다가 건물은 무너지고 희뿌연 연기가 가득한 걸 보고 너무 놀랐는데, 우리 가족이 거기 있을 줄은….”
곽 씨와 같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숨진 A 씨(62·여)의 조카사위 박모 씨(47)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박 씨는 “처고모가 오늘 함께 점심 드시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사고를 당하셨다”며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며 슬퍼했다. 박 씨는 사고 소식을 들은 뒤 해당 버스가 평소 A 씨가 타던 노선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왔다고 한다.
같은 날 다른 사망자들이 안치된 전남대병원도 유족과 시민들이 몰려와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한 여성이 안치실로 찾아와 “어머니가 그 버스에 탔다는데 아직도 연락이 안 된다”며 사정했다. 어머니 성함을 확인한 경찰이 “사망자가 맞다”고 답하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B 군(17)은 이날 동아리 활동을 하려고 학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군은 집안에서 사랑받는 늦둥이 외아들이라고 한다. 한 70대 여성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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