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건물에 버스 매몰]
건물 뒤 4층높이 흙더미 쌓고 작업
굴착기 무게 못이겨 무너졌을 수도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5층 건물 붕괴 사고는 안전 불감증과 안전관리 허술이 부른 참사일 가능성이 높다. 9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건물이 무너질 당시 굴착기는 4층 높이의 폐자재와 흙더미 위에서 건물 벽체를 부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난 5층 건물은 재개발사업구역의 마지막 철거 현장이었다. 전체 정비구역 철거 공정도 90%를 넘긴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지반이 약한 흙더미가 굴착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굴착기 무게를 충분히 지탱할 만한 지지 장치가 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건축안전 전문가는 “위에서 내려오면서 철거 작업을 할 경우 수직 하중을 충분히 고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장 인근의 한 주민은 “건물 뒤편에 흙을 높이 쌓아 올리고 굴착기가 그 위에서 작업을 했는데 너무 위험해 보였다”고 진술했다.
사망자 9명은 모두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이었다. 철거 현장이 평소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와 인접해 있었지만 통행 제한 같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아 승객 피해가 컸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버스정류장이 건물 외벽 철거 현장과 가까워 승객들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관 40여 명을 투입해 종합대응팀을 꾸리고 현장소장 등 공사 관계자 4명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감식 등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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