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집배원들은 택배기사와 달리 월급을 받는 급여제여서 물량이 늘고 일을 더 해도 시간외수당말고 보상이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체국 집배원들은 택배 파업을 원망하기 보다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했다. A씨는 “파업 참가자들의 처지를 이해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어느 정도 불편이 전가돼도 참을 수 있다”며 “파업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도 “파업은 기사들의 생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노사가 잘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C씨 역시 “하루빨리 합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체국 택배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위탁 택배원들은 이날부터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할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 또한 택배노조 소속이다.
우체국 앞에서 만난 조모씨(56)는 “우정사업본부는 분류작업 인원을 투입하겠다고 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우리 위탁 택배원 일을 우체국 집배원에게 떠넘겨 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조씨와 마찬가지로 전국민주우체국본부 또한 10일 기자회견에서 택배노조 파업에 따른 배송지연 사태에 집배원 투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집배원에게 과중한 업무를 전가하는데다 택배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우체국 집배원뿐 아니라 민간 택배사의 비노조 택배기사도 원만한 합의를 기대하기는 마찬가지다.
택배기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19년차 기사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유가보조금 지원 등 그동안의 성과도 노조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고 (이번에도) 표준계약서, 분류지원금 등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논의된다”며 “파업이 전적으로 합리화되기는 힘들지만 이를 원청이나 대리점연합회가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지했다.
남편이 택배기사라는 이용자도 “파업하면 당장에는 일반 기사분들이 힘들지만 그래도 노조 덕분에 처우가 좋아져 신랑 잠 좀 더 재우고 싶은 마음에 응원한다”고 썼다.
물론 일각에는 파업으로 인해 업무가 가중됐다는 불평도 있다. 온라인에는 “파업하시는 분들 수고가 많지만 그렇다고 일반 기사들에게 피해를 주면 되겠냐” “반송 상품을 다시 타 택배로 보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한편 택배노조가 15일 5000여명이 참여하는 ‘상경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이날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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