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지난달 ‘로톡’관련 조항 신설… 법무부 취소땐 변호사 징계 못해
박범계 “로톡은 합법” 주장에… 변협, 형사고발 여부 논의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 조치하는 변호사윤리장전이 올 8월 5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시행 첫날 플랫폼 참여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겠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관계자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로톡’ 등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변협은 지난달 “로톡의 운영은 변호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법률 사무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변호사법에 어긋난다”며 변호사윤리장전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4일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로톡은 합법적인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대한변협은 15일 오전부터 내부 회의를 거쳐 오후 늦게 “대의원 재적 과반 이상의 찬성을 받아 결의된 윤리장전은 법무부의 인가 대상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모았다. 반면 법무부는 대한변협의 내부 규정을 법무부가 직권 취소할 수 있다고 보고 윤리장전 시행 전에 직권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는 변호사법에 따라 대한변협의 총회 결의가 법령이나 회칙에 위반된다고 인정하면 이를 취소할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만약 법무부가 신설된 윤리장전 조항 등을 취소하면 대한변협의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법률소비자와 청년변호사들은 플랫폼을 올 8월 이후에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대한변협 내부 논의 과정에서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박 장관이 언급하는 것은 수사기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 장관을 형사 고발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한변협은 고발 여부를 최종 결론 내리지 못하고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15일 오후 늦게 “올 4월 법무실로부터 로톡 운영 형태는 변호사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검토 의견을 공식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로톡의 합법성에 대해 언급한 건 보고에 기초한 것일 뿐 최근 대한변협 입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대한변협이 최근 박 장관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견제 차원에서 박 장관이 로톡 등을 옹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로톡 등이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법무부의 입장을 외부로 공개한 것이다.
이는 로톡과 변협의 분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법조인은 “헌법재판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변호사법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인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톡 측은 “대한변협의 윤리장전 개정은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박 장관 발언으로 변협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무너진 것이라 평가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협의 윤리장전 신설 이후 로톡 측은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으며, 대한변협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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