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경기 용인 처인구의 한 커피숍. 한 남성 고객이 카페 직원에게 발을 내미는 수상한 행동을 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전에도 종종 가게에 들렀다는 A 씨는 벌써 여러 차례 이런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A 씨는 슬리퍼에 얇은 여름용 양말을 신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확인했더니 A 씨의 발가락 사이에는 각설탕 크기만 한 초소형 카메라가 끼워져 있었다. A 씨가 가지고 있던 메모리카드에는 이런 수법으로 여성을 찍은 사진 수백 장이 들어 있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약 3개월 동안 용인 일대에서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여성 신체를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40대 남성 A 씨를 13일 구속 수감했다”고 15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여성 직원들이 많은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방문해 불법 촬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cm 정도 되는 카메라를 발가락에 끼운 뒤 항상 얇은 양말에 슬리퍼를 신었다고 한다.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가져온 직원이 잠깐 뒤돌아 선 틈을 노려 발을 뻗어 사진을 찍는 수법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에게 피해를 입은 상당수 여성들은 자신이 불법 촬영을 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정확한 피해자 규모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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