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월 임시국회에서 주말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까지 대체공휴일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경제를 되살리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노동계와 국민 대다수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공휴일 확대가 ‘휴일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7일 오전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제정안 처리 여부를 재논의한다.
전날 정부가 노동법 등 기존 법률과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법안 처리가 미뤄진 데 따른 것이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오전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근로기준법과의 관계라든지 좀 더 명료하게 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휴일을 어디까지 하는가에 대해서도 충분하게 논의와 토론을 해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현행법상 대체공휴일은 추석과 설, 어린이날에만 적용한다.
제정안이 시행되면 주말이 겹치는 올해 하반기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도 대체공휴일이 돼 추가로 쉴 수 있게 된다.그간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면서 내수 진작과 고용 유발 효과를 꾀할 수 있는 대체공휴일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제기돼왔다.
국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행안위원장이 ㈜티브릿지코퍼레이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5%가 대체공휴일 도입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25.1%)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이다.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 대체공휴일 지정 요일에 대해서는 ‘다음 날인 월요일’이 45.6%로 가장 많았다. ‘전 날인 금요일’ 30.3%, ‘아무 요일이나 상관없다’ 15.2% 순으로 나타났다. 8.9%는 의견을 유보했다.
대체공휴일이 내수 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69.6%가 찬성했고, 생산성이 저하되고 기업의 부담감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에는 찬성(48.2%)과 반대(44.8%)가 팽팽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보편적 휴식권이 보장돼야 한다”, “세상 살아갈만해진다”, “대체공휴일 실화?너무 좋다”, “며칠 논다고 기업 부담된다면 장사 안해야 된다”, “올해는 유독 휴일 가뭄이 심해 삶이 메마르고 퍽퍽했는데 잘 됐다” 등 환영의 글이 넘쳐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휴일 확대가 휴일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공공부문 근로자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민간 부문의 근로자는 대체공휴일이 확대돼도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네티즌은 “어차피 대체 공휴일 확대해도 공무원만 좋은 거 아니냐”라며 “다 같이 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부 중소기업 직장인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클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중소기업에 다니는 것도 서러운데 쉬는 날마저 차별받게 생겼다. 전 국민 다 쉬게 해달라”고 올리기도 했다.
대체공휴일 요일에 대해선 인터넷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을 통해 살펴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월요일로 하자’는 게 주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공휴일이 되기도 전에 먼저 쉬는건 옳지 않다’, ‘모든이의 공감대인 월요병 없는 대체공휴일 좀 누렸으면…’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 ‘공휴일이 토요일이면 대체를 금요일하고 공휴일이 일요일이면 대체 월요일로 하자’라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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