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심상치 않다는 위기 징조는 산림 부문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호주와 아마존 인도네시아 시베리아 콩고 분지 지역에서도 평소 보기 힘든 산불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더 건조해진 것이 원인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산림은 첫 번째 해결책으로 꼽힌다. 생물다양성이나 탄소 흡수원 측면, 공기와 수자원, 토양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숲은 필수적인 그린 인프라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은 ‘플랜 B 3.0’을 통해 우리나라의 산림 녹화를 세계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개발도상국의 농림·환경 분야 장관들을 만나 보면 우리나라를 롤 모델로 생각하는 이유로 늘 ‘경제성장’ ‘민주화’ 그리고 ‘산림 복원’을 거론한다. 민둥산에 가까웠던 국토를 푸른 숲으로 변모시킨 한국의 비결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다.
사실 우리나라의 산림 녹화 노하우는 이미 세계적인 수출품이다. 2007년부터 황사 발원지인 몽골에서 그린벨트 조성사업을 10년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우리나라 식목일에서 영감을 받아 몽골 정부는 2010년부터 식목일을 지정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또 황사 진원지인 중국 내몽골 쿠부치 사막에서도 시민단체인 ‘미래숲’,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20년간 조림사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사막이 숲으로 바뀌면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황사 방지 등 그 편익을 누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외 산림사업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산림 분야의 국제 협력 사업은 쉽지 않다. 면적은 넓고 숲을 가꾸는 기간이 긴 데다 현지 주민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개도국 주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얻어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유엔에서도 2019년 봄 총회에서 2021년부터 2030년까지를 ‘자연생태계 복원을 위한 10년’이라 부르기로 했다. 산림 녹화 성공의 DNA, 산림 복원 확산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산림청은 유엔에서 생태계 및 토지 복원을 담당하는 사막화방지협약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P4G 정상회의에서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산림 분야 국제사회 기여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했다. 우리나라가 산림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산림청은 내년 5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제15차 세계산림총회를 서울에서 연다. 이 행사는 6년에 한 번 열리는 ‘산림 올림픽’이다. 총회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에서 올해 결정할 2030년까지의 장기 비전 중 산림 분야 전략을 논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산림 분야 전문가가 처음으로 모이는 최대 행사로 우리나라의 산림 녹화 노하우를 전 세계로 전파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의 시대, 우리나라는 이미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를 다시 푸르게 하는 해답은 바로 산림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