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확산’ 가장 위협적 요소 꼽아
WHO 등 “전염력 강한 델타변이
세계적 지배종 진행” 잇단 경고
정부가 7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자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기가 빠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일 “(정부가) 너무 많은 방역 완화 시그널을 한꺼번에 내놓고 있다”며 “아직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한 7월 하순까지라도 현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60∼74세 고령층 예약자 가운데 1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으로 접종 날짜가 6월에서 7월로 미뤄졌다. 이들의 항체 형성 기간(약 2주)을 고려하면 새로운 개편안을 7월 말 적용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거리 두기가 완화될 경우 출입명부 작성과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편되는 거리 두기 기준으로 1단계면 사실상 코로나19 이전과 다르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도 출입명부 작성 등의 단속이 어려운데 거리 두기 체계가 바뀌면 단속을 더 못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7월부터 백신 접종자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에 한해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면제하는 등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국내 방역 체계 개편에 대해 우려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수미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에서 유래한) 델타 변이는 전염력이 유난히 높기 때문에 세계적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다. 상당히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영국 정부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박사 역시 17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회의에서 “변이에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려면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델타 변이는 1차 접종만으로는 부족하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20일 국내 1차 접종률은 29.2%에 달하지만 접종 ‘완료’ 비율은 7.9% 수준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 입국자는 총 3번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에 대해서도 감염원과 접촉자 조사를 철저히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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