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이 서울 시내 정형외과 5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펜타닐 처방을 해주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의사들은 “10대 청소년의 펜타닐 투약 사건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는데 함부로 처방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북구의 한 정형외과에서는 펜타닐 대신 마약 성분이 든 먹는 약을 처방해줬다. 50대로 보이는 의사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 펜타닐 처방을 요청했다가 오해받을 수 있다”며 “지금 처방해준 약도 마약성 진통제고 효과도 세다”고 했다.
마약중독 전문병원 인천참사랑 병원에서 회복자를 상담하는 최진묵씨(46)는 “처음 간 병원에서 펜타닐을 처방 받기는 불가능하다”며 “경계가 심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여러 번 진료를 받다가 의사와 안면을 익히고 어느 정도 신뢰 관계를 쌓으면 펜타닐을 처방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최씨는 “얼마 전만 해도 펜타닐 처방을 상습적으로 해주는 병원이 서울에서 유명할 정도였다”며 “펜타닐을 투약하는 주 연령층이 20대 초반에서 10대 미성년자로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합법 기준 더욱 명확하게 해야”
전문가들은 “펜타닐 제재와 단속, 처벌의 근거를 모두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펜타닐 처방과 사용 규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율규제라 강제 이행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펜타닐 처방의 합법 여부를 구분할 기준을 더욱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지방의 한 시도경찰청 마약수사계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전문가 자문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의료법 위반 관련 수사는 쉽지 않다”며 “피의자 대부분이 진료 행위를 위해 의약품을 처방했다고 진술 하는 만큼 불법 처방 같은 의료법 위반 사건에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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