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말수 적고 친절해야”…초·중·고교 급식봇 ‘성차별 명언’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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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4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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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급식 식단을 알려주는 카카오톡 채널이 학생들에게 성차별적 문구를 함께 보내 논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초·중·고교 급식 식단을 알려주는 카카오톡 채널이 학생들에게 성차별적 문구를 함께 보내 논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초·중·고교 급식 식단을 알려주는 카카오톡 채널이 학생들에게 성차별적 문구를 함께 보내 논란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카오톡 채널 ‘오늘급식’에서 메뉴와 함께 보내주는 ‘오늘의 명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오늘의 명언’에 성차별적인 내용이 수차례 포함됐다고 지적하며 문제가 되는 명언 내용 여러 장을 갈무리해 게재했다.

‘오늘급식’이 보낸 문구에는 “말수가 적고 친절한 것은 여성의 가장 좋은 장식이다”, “암탉은 새벽에 울지 않는다. 암탉이 새벽을 알렸다면 그 집안은 음양이 바뀌어서 불길하게 되리라”, “아내와 집은 손을 볼수록 고와진다”, “나는 여성이 어리석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전능하신 하느님이 남자와 어울리게 만드셨기 때문에” 등 성차별적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문구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낀 학생들은 ‘오늘급식’ 네이버 밴드에 항의 글을 남겼다. 특히 한 누리꾼은 지난 19일 “‘오늘의 명언’ 선정 기준이 랜덤이라고 하던데,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산출되냐”면서 “보는 내내 한숨만 나왔다. 설령 랜덤이래도 이 정도 검수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엄연히 카톡 친구 42만명에 달하는 공인 채널인데 주 이용자인 10대 청소년들이 이 명언을 보고 무엇을 얻을 수 있겠냐”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공부 관련 명언도 아니다. 옛날이라면 이러한 모멸적인 말이 당연하게 통용되었겠지만 지금은 2021년”이라며 “데이트 폭행과 가정 폭력이 만연하는 사회에 이게 무슨 명언이고 교훈을 주냐”고 꼬집었다.

‘오늘급식’ 측은 “명언의 경우 선정 기준이 따로 없다”면서 해당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늘급식’ 네이버 밴드 갈무리)  © 뉴스1
‘오늘급식’ 측은 “명언의 경우 선정 기준이 따로 없다”면서 해당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늘급식’ 네이버 밴드 갈무리) © 뉴스1
이에 대해 ‘오늘급식’ 운영자는 “선정기준은 따로 없고 더 이상 오늘의 명언을 보내지 않겠다”고 댓글을 남겼으나, 해당 글은 삭제됐다.

이어 지난 20일에도 이용자가 “빠른조치 감사하다”고 글을 남기자 ‘오늘급식’ 측은 별다른 해명 없이 “‘오늘의 명언’은 이제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재차 알렸다.

한편 이러한 문구를 명언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오늘급식’ 측은 “질문하신 분들에게는 이미 다 설명을 드렸다”면서 “몇몇 분들의 건의가 있어서 오늘의 명언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늘급식’은 카카오톡에서 ‘친구추가’를 하고 난 후 다니는 학교를 등록하면 나이스(NEIS)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통해 챗복이 급식 식단을 알려준다. 이른바 ‘급식봇’으로 불리며 초·중·고교 학생 42만 명이 현재 친구로 등록돼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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