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현 운동처방사, 7월15일 항소심 선고
김 전 감독, 장 전 주장, 김 전 선수 항소심 재판 중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최숙현(1998~2020)이 폭행과 가혹행위로 세상을 떠난 지 26일로 1년이 됐다. 하지만 최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가해자들의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김규봉 전 감독, 장윤정 전 주장, 김도환 전 선수는 항소심 재판 중이며 안주현 운동처방사는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숙현은 지난해 6월26일 오전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부산 동래구의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경주시청 소속 선수와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했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 등 아무런 조치가 없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선수들 가슴, 음부 등 추행한 안주현…검찰, 2심도 징역 10년 구형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것처럼 속인 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선수들에게 마사지 등 의료행위를 한 안주현(46)씨는 유사강간 등 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지훈련 도중 선수의 머리, 가슴, 배 등을 폭행하기도 했지만 마사지나 근육을 풀어준다는 등 명목으로 20대 초반 여자 선수들의 가슴이나 허벅지, 음부를 만지거나 볼에 입을 맞추는 등 9명의 여자 선수들을 추행하고 유사강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리 안 한다”는 피해자의 말에 안씨는 “내가 생리를 터트려 줄 수 있다”며 피해자를 눕힌 뒤 속옷에 손을 넣고, 오일 마사지를 해준다며 가슴과 치부를 강제로 만지는 등 10여차례에 걸쳐 선수들을 강제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가혹행위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주현 운동처방사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대구고법 제1-2형사부(고법판사 조진구)는 지난 4월15일 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했다.검찰은 “징역 10년, 벌금 1000만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신상정보 공개 명령, 취업제한 명령,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부과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후진술에서 안씨는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피해자에게 죄송하며 깊이 반성하겠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의료행위를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 ‘팀닥터’로 근무하며 소속선수를 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달 15일 오전 10시 안씨에 대한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폭행, 폭언을 일삼아 왔던 가해자들…항소심은 여전히 진행 중
경주시청 철인3종 김규봉 전 감독, 장윤정 전 주장 선수, 김도환 전 선수의 재판은 진행 중이다.
대구고법 제1-1형사부(고법판사 손병원)는 지난 24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규봉(42) 전 감독 등 3명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했다.
이날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었지만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결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장 전 주장 측 변호인의 증인 신청으로 속행됐다.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57)씨는 속행 결정에 발언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최씨는 “장 전 주장 측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은 피고인들에게 우호적인 증인이다. 변호인들의 증인 신청 및 철회는 지연 작전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증인도 가혹행위를 하거나 목격한 사람이며 증인 채택을 하게된다면 법적인 조치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부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했다.
이어 피해 선수 중 한 명인 A씨도 발언 기회를 얻었다.
A씨는 “피해자인 내가 왜 이렇게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 사건 이후로 아무것도 못하며 삶이 무의미해졌다”며 “피해자인 제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피고인들은) 반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나에게 단 한 번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 연락 온 적이 없다”며 “반성은 아니지만 잘못했다고 한마디라도 했다면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 부디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아무리 중한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증인 신청을 했다면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다음 기일에 증인 신문한 것 들어보시고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이들의 재판은 다음 기일에 증인 신문을 한 뒤 종결, 결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2015년 8월 대걸레 자루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피해 선수의 엉덩이를 내리쳐 상해를 가하는 등 2014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상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주시체육회가 항공료를 지급했음에도 16명의 선수로부터 전지훈련 항공료 명목으로 63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 전 주장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소속 선수가 위험한 물건인 철제봉으로 피해 선수를 폭행하도록 교사하거나 직접 폭행한 혐의(상습특수상해교사)와 피해 선수들이 억지로 과자를 먹게 하거나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게 하는 ‘원산폭격’을 하도록 한 혐의(강요) 등으로 기소됐다.
김도환(개명 전 김정기) 전 선수는 훈련 중 피해 선수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고 뺨과 머리를 수차례 때린 혐의(아동복지법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규봉 전 감독에게 징역 7년, 장윤정 전 주장에게 징역 4년, 김도환 전 선수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가 개시됐음에도 피고인들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사건을 무마하려고 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작성하게 한 적도 있다”며 “피해 선수들에게 인격적인 모멸감 느낄 정도로 비인간적인 행위를 함으로 피해 선수들은 체육인으로서 자긍심마저 잃게 돼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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