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27일 오후 서울과 경기북부, 강원 영서, 경북, 제주, 충북 등지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는 우박까지 쏟아졌다. 토요일에도 오전부터 수도권과 강원 충청 등지에 비슷한 형태의 소나기가 내렸다 그쳤다. 기상청은 28일에도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소나기를 예보했다.
최근 국내에선 이 같은 형태의 소나기가 자주 내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기준으로 이달 들어 27일까지 소나기가 13차례 내렸다. 이틀에 한 번 꼴이다. 마치 동남아 지역의 ‘스콜(일시적으로 강하게 내리는 비)’을 연상케 한다. 한반도 기후가 온난화로 인해 아열대기후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하지만 최근 소나기는 동남아 스콜과 다르다. 현재 한반도 상공 5㎞ 위에는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가 계속 머물고 있다. 남쪽에서는 지표면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들어온다. 공기는 찬 공기가 아래에 있고 뜨거운 공기가 위에 있을 때 안정적이다. 찬 공기가 위에 있는 상태에서 아래쪽 공기가 뜨거워지니 대기가 불안정해지며 소나기가 만들어졌다. 올 장마가 늦게 시작하는 것도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막고 있는 탓이다.
스콜은 덥고 습한 공기가 한낮에 달아올라 비로 내리는 것이다. 주로 오후 일정한 시간대에 내리고, 남북으로 좁은 지역에 집중된다. 반면 최근 소나기는 시간대와 상관없이 여러 지역에 산발적으로 내리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 시작은 7월이 될 전망”이라며 “그 때까지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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