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 붕괴 참사 철거업체, 문흥식에 억대 금품 건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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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해당업체 2곳 진술 확보

경찰이 미국으로 출국한 문흥식 씨(60)가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의 철거 공사 업체 두 곳으로부터 각각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 측은 문 씨로부터 “조합장을 잘 알고 있다. 금품을 주면 재개발 사업 공사를 맡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학동4구역의 철거 공사와 석면해체 작업 등에 참여했다.

한솔기업 측 관계자는 경찰에서 “2019년 상반기 문 씨에게 같은 제안을 받고 금품을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기업 측은 문 씨에게 금품을 건넨 이후인 2019년 하반기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건물 철거계약을 했다.

다원이앤씨 관계자도 경찰에서 “문 씨에게 공사수주 약속을 받고 금품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원이앤씨 측은 “학동4구역 재개발 각종 공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문 씨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학동4구역 철거 공사와 관련해 문 씨가 양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2019년 하반기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문 씨에게 제공한 금품 비율에 맞춰 철거 공사를 7 대 3으로 나누는 이면계약을 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을 지낸 문 씨는 2007년에도 다원그룹 측에 “학동3구역 재개발 공사에서 철거업체로 선정되도록 줄 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문 씨는 당시 다원그룹 측으로부터 6억5000만 원을 받은 뒤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고소를 당했고, 수사를 받은 뒤 2012년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13일 미국으로 출국한 문 씨는 주변에 “철거업체들이 모든 책임을 나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광주 붕괴 참사#문흥식#철거업체#억대 금품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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