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파오차이’ 오역 남발한 국내 중국어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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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9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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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악용될 가능성, 반드시 시정해야”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시사중국어사 발행 중국어교재(좌). 김치라면전골을 ‘파오차이라멘훠궈‘로 표기한 지학사 발행 중국어 교재(우). 반크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시사중국어사 발행 중국어교재(좌). 김치라면전골을 ‘파오차이라멘훠궈‘로 표기한 지학사 발행 중국어 교재(우). 반크
국내 중∙고등학생용 중국어 교과서에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잘못 번역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29일 오역한 중국어 교과서 출판사인 다락원, 시사북스, 능률, 지학사, 정진 등을 대상으로 시정을 요청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의 염장 채소로, 피클에 가까운 음식이다. 중국은 김치를 ‘한궈 파오차이(韓國 泡菜)’로 부르며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크에 따르면 지학사는 ‘한국 식당의 차림표’라는 소개에서 ‘김치라면전골’을 ‘파오차이라멘훠궈’로, 정진출판사는 한국 음식을 중국어로 표현하는 방법이라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번역했다.

더불어 시사북스는 ‘너는 김치를 담글 줄 아니?’라고 묻는 예문에서 ‘파오차이를 담근다’(做泡菜)'라고 번역했다. 능률출판사는 음식 맛을 표현하는 단락에서 김치 삽화와 함께 ‘파오차이(泡菜)’와 ‘맵다’를 의미하는 단어 ‘辣(라)’를 함께 제시해 ‘김치가 매워요’라는 문장을 완성토록 했다.

김치 삽화에 ‘파오차이‘로 표기한 다락원 출판 중국어 교재. 반크
김치 삽화에 ‘파오차이‘로 표기한 다락원 출판 중국어 교재. 반크

특히 사시북스, 능률출판사는 본문뿐만 아니라 어휘 색인에서도 파오차이(泡菜)를 김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박기태 반크 단장은 “중국이 김치 종주국인 한국을 무시하고 김치가 중국의 음식이라고 왜곡하는 상황에서 이같이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중국어 교과서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오역하는 것은 중국의 국제 홍보에 악용될 수 있기에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중국이 ‘파오차이’에 대한 국제 표준을 취득하면서 ‘김치 원조 전쟁’이 불거졌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파오차이를 “중국이 이끄는 김치 산업의 국제적 표준”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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