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함백산 추모공원’ 1일 개장
안양 등 6개 지역 370만명 이용
하루 최대 48건 화장… 이용료 저렴
장례서 봉안까지 원스톱 서비스
경기 안양에 사는 신모 씨(59)는 올 3월 치른 아버지 장례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화장(火葬)을 하기로 하고 가까운 친척에게 3일장을 한다고 알렸는데 발인 날 화장장 예약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 씨는 “안양에는 화장장이 없어 경기 지역에 화장시설이 있는 수원과 성남, 용인까지 다 알아봤지만 예약을 할 수 없었다”며 “세종에 있는 은하수공원에 자리가 나와 겨우 3일장을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시 연화장 관계자는 “하루에도 많게는 수십 통의 전화가 오지만 예약이 꽉 차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 “원스톱 장례서비스, 값싼 이용료”
안양·화성·부천·안산·시흥·광명 등 경기 서남부권 6개 지역 약 370만 명의 시민들을 위한 광역화장시설인 ‘화성 함백산 추모공원’이 다음 달 1일 문을 연다. 2013년 5월 지자체가 ‘공동형 장사시설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8년 만에 이룬 성과다.
화성시 매송면 숙곡1리 일원 30만1146m² 부지에 들어서는 함백산 추모공원은 1714억 원이 들어갔다. 화성시가 부담하는 자연장지와 장례식장 건립비용 157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6개 시가 인구비율에 따라 분담했다.
화장시설 13기와 봉안시설 2만6514기, 자연장지 2만5300기, 장례식장 8실, 주차장, 공원 등이 조성된다. 하루 최대 48건의 화장을 할 수 있다. 1년으로 따져 보면 3만2831건의 화장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6개 시에서 하루 평균 36.4건의 화장을 진행하는데 추모공원 건립으로 수치상 먼 거리 원정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백산 추모공원은 6개 시 모든 지역에서 최대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또 장례에서 봉안까지 원스톱 장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값싼 이용료다. 안양 등 6개 시 시민들은 대인 기준 16만 원에 화장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은 100만 원씩 내야 한다. 봉안시설은 6개 지역 주민은 50만 원, 나머지 지역은 100만 원, 자연장지 사용료는 잔디장의 경우 각각 80만 원, 160만 원, 수목장은 120만 원, 240만 원이다.
○ “상생, 협업시설 평가”
추모공원은 6개 시가 힘을 모아 재정을 분담해 만들어 낸 ‘상생·협업시설’로 평가받는다. 약 395억 원의 마을 발전 기금 지원과 경로당, 마을회관 등 복지시설 건립 등 인센티브로 인근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도 얻었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1년 7월 최대호 안양시장은 “인구 고령화로 수요가 늘어나는데 기피시설로 건립이 어려운 장사시설 문제를 협업해 해결하자”며 당시 채인석 화성시장에게 제안했다. 2013년 8개 지자체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탄력이 붙는 듯했다.
그러나 민선 5기 임기 종료 뒤 2014년 9월 비용 분담 등의 문제로 지자체 간 이견이 발생해 안양과 군포, 의왕, 과천, 평택 등 5개 시가 사업 불참을 선언했다. 또 인접한 서수원 주민들이 환경 문제로 반대해 한동안 답보상태를 이어갔다. 최 시장이 2018년 6월 민선 7기 재당선과 함께 다시 화성시에 참여 의사를 전달한 뒤 2019년 11월 안양시 등 6개 지자체 간 공동투자협약이 최종 체결되면서 착공했다. 최 시장은 “진통도 있었지만 우리 6개 시 시민들의 숙원사업이 결실을 거두게 된 만큼 지자체 간 상생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협력해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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