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분당 고교생’ 음모론…‘방구석 코난’ 다시 활개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30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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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통카드 충전하고 책 샀냐" 의혹 제기
앞서 한강 대학생 사건, 가짜뉴스들 난무
전문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부작용 경계"

최근 숨진 채 발견된 ‘분당 고교생’ 사건에 대한 음모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극단적 선택이나 사고사가 아닌 타살을 당했다는 주장이 대부분인데, 앞선 ‘한강 대학생’ 사건 당시의 모습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사기관 조사를 무시하고 갖가지 이유를 들며 지속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을 이른바 ‘방구석 코난’이라고 부르는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온라인 발달에 의한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면서도 그 부작용이 크다며 경계하고 있다.

30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6시33분께 경기 성남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정문 남측 방향 야산 능선 산책로 인근에서 서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A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A군은 지난 22일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서점에 들렀다 실종된 바 있다.

경찰은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유족 동의 절차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A군 ‘타살설’이 점점 불거지는 모양새다.

일부 네티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사람이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수능도서를 5권이나 사는 게 말이 안 된다”거나 A군의 사망 모습을 두고 “타살이 아니고서는 그럴 수 없다”는 등 음모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얼마 전 발생했던 ‘한강 대학생’ 사건과 겹쳐 보인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익사한 채 발견된 대학생(22) 사건을 두고 ‘같이 있던 친구가 죽였다’거나 ‘서울경찰청장 아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난무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경찰이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후에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가짜뉴스’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언론에서 이슈화된 사건에 대해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논리를 펴게 된다”며 “이를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채 재구성하다보면 과대포장돼서 소문이 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이나 사이버 세상이 발전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또 다른 언론 창구가 생겼다는 측면에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다만 “부작용이 클 수 있는데 잘못된 정보가 유포될 경우 국가기관이 나서 어느 정도는 사실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 과정에서 기성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제시됐다.

공 교수는 “국가가 나서서 선제적으로 이 같은 소문을 통제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셈이 될 것”이라며 “대신 언론이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네티즌들은 이를 기반으로 추리를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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