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리두기 하루 앞두고 확진자 급증 …전문가들 “연기해야”

  • 뉴스1
  • 입력 2021년 6월 30일 10시 36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94명 발생한 30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중구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6.30/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94명 발생한 30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중구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1.6.30/뉴스1 © News1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을 하루 앞둔 3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800명에 육박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631명으로 지난 12월~1월 3차 유행 당시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오는 1일 도입이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로 오히려 국민들의 방역 긴장도가 떨어졌다며 수도권에 한해서라도 거리두기 개편 도입을 늦추는 등의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94명(지역발생 759명)을 기록했다. 지난 4월23일 797명(지역발생 758명) 이후 68일만에 최대값이다.

특히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다. 이날 지역발생 기준 수도권 확진자는 631명(서울 368명, 경기 234명, 인천 29명)을 기록했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3차 유행 시기던 1월4일 686명 이후 177일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했다. 서울은 지난해 12월30일 383명 이후 182일만에 가장 많은 확진자다.

최근 2주간(6월17일부터 30일)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는 ‘540→507→482→429→357→394→645→610→634→668→614→501→595→794명’으로 나타났다.

거리두기 단계 설정의 기준이 되는 지역발생 확진자의 1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592.9명을 기록했다. 지난 27일 500명대로 올라선 이후 3일만에 600명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확산에는 20~30대 사이 확산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20대 확진자는 지난 한주간 500명을 넘어섰다. 전주 대비 20% 증가한 숫자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 주점, 유흥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확진자 규모가 증가해 단계 상향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는, 감염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 신속하게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확산도 우려스럽다.

방대본은 매주 일주일 단위로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 1주간(6월20일~26일) 추가로 확인된 델타 변이 확진자는 73명이 추가됐다. 누적으로는 지난주까지 190명에서 263명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젊은 층에서 확진자가 많은데,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생각하는 델타 변이 확산의 초입 단계가 아니라 이미 확산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29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번주 확인된 서울 클러스터(집단감염)에 델타 변이 유입이 의심된다”며 “델타 변이가 확산할 경우 예상을 벗어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일부터 시행되는 거리두기 개편 도입에 시기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거리두기 개편안은 기존 거리두기보다 방역 수칙을 완화하고 개인의 자율과 책임에 기대는 방역 체계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해에도 거리두기 완화가 발표되면서 확진자가 늘어났고, 3차 유행으로 접어들었다”며 “서울은 300명을 넘었는데, 일시적으로라도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 3단계로 (개편안을) 시작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교수는 “올 여름 휴가철과 거리두기 완화가 맞물리면 확진자가 더 유행하게 된다. 이 상태라면 9월 등교도 어렵고 백신 접종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번주라도 상태를 보고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는 “마치 7월부터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가 국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확진자 연령층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데, 사회 활동성이 더 높은 인구 집단의 특수 발생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며 “7월 예정된 개편된 거리두기 적용과 방역 완화는 너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최소 몇주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완화된 거리두기는 방역수칙이 철저히 지켜질 때 유지될 수 있다”며 “확진자 규모가 증가해 상향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는 신속하게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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